[기자수첩]은행 또다른 쏠림현상

[기자수첩]은행 또다른 쏠림현상

김진형 기자
2007.01.03 12:51

"11월8일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축소. 11월19일 실수요외 주택담보대출 취급 제한 시작. 12월26일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상. 1월2일 주택담보대출 금리 7%대 진입. 1월3일 전국 모든 주택으로 DTI 적용 확대."

지난 두달여간 은행권의 대표적인 주택담보대출 규제들이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당자와 통화를 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인하했던 금리를 정상화시킨 측면이 있고 DTI 확대는 전문가들이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줄기차게 주장했던 부분이다. 잇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책이 사실은 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방향은 맞았을지 모르지만 그 '속도와 정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각종 금리 우대조항을 만들어서 대출금리를 할인해줬던 은행들이다. 오죽했으면 콜금리를 높여도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자 한국은행이 지준율 인상이라는 케케묵은 정책을 들고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제발 대출 좀 써달라'던 은행들이 11월 들어서면서 '제발 다른 곳에서 대출받아라'며 순식간에 입장을 바꿔버렸다. 소비자들의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다. 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연일 또 매주 각종 규제책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은 은행들이 '타행이 규제하면 우리도 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규제 도미노'에 기인한 바가 크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대출취급 제한마저도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제히 대출을 늘렸다 또 일제히 대출을 줄이는 구태(舊態)로 기업에게 적용된다면 부도나기 십상이다.

"CD금리가 급등해 대출금리 올리는게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타행들 규제조치로 우리 은행에 대출 몰리는 것은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은행 담당자의 말이 우리 은행들의 리스크관리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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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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