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달라졌다. 더 이상 밀리지 않고 할말은 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국무회의도 직접 주재하겠다고 했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레임 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에 빠지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대통령이 너무 조용히 있으면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고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변화를 바라보는 눈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해야 할 일’과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으로서 했으면 좋을 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탓이다.
노 대통령이 해야 할 일로 생각하는 것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서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한다든지,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들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세계 1위 수준의 청소년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국민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대선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사상 최저로 떨어진 지지율이 더 하락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행정개혁 대통령, 교육개혁 대통령으로 기록되길
노 대통령은 지금쯤(물론 취임 때부터 그랬을 것이지만)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노 대통령이 ‘행정개혁 대통령’과 ‘교육개혁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기원한다. 행정개혁과 교육개혁은 얽히고설킨 난제여서 전임 대통령들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였지만,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정착하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행정개혁의 핵심은 ‘작은 정부’를 구현하는 것이다. 중앙부처를 기능에 맞게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하고, 지방정부도 교통 및 통신의 발달에 맞춰 동 및 면사무소를 통폐합 내지 폐지하는 게 주요내용이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 및 선생님 선택권을 주고, 학교에는 학생선발권을 주는 게 골자다. 이런 원칙을 세운다면 중-고등학교 평준화와 기여금입학 등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 경제 전문가에 맡기고 크고 긴 과제에 집중
행정 및 교육을 이런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은 최근 1년이 과거 100년처럼 변화가 빠른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기업을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데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일본의 아베총리가 ‘교육개혁총리’를 기치로 내걸고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부적격 교사들을 솎아내기 위한 ‘교육면허갱신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시대적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역사에 남겨진 이름에는 좋은 이름이 있는가 하면 나쁜 이름도 적지 않다. 세종대왕이나 정약용 등은 좋은 이름을 남겼지만 이완용 등은 나쁜 이름의 대명사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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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리더는 길고 넓게 보고 작은 리더는 짧고 좁게 본다. 노 대통령이 큰 리더로서 역사에 좋은 이름을 남기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게 바로 배달민족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민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