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 '적립식' 환매땐 '거치식 정산'…폭등땐 오후3시전 환매요청
'3년 동안 잘 키운 주식형 펀드, 언제 찾아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대기업 영업부에 다니는 서인철씨(가명. 32세)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쌓여 있다. 2004년 3월에 적립식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뒤 매월 50만원씩 착실하게 납입했더니 어느덧 2700만원까지 불었기 때문이다. 새해들어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언제 이 펀드를 환매해야 좋을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복한 고민은 서씨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3년만기 적립식펀드의 만기가 오는 3월부터 돌아옴에 따라 만기를 맞은 투자자들의 고민은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언제 찾아야 오랫동안 쌓았던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는 가입시기보다 환매시기가 수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적은 돈으로 차곡차곡 투자하다 보면 펀드투자금은 거치식 자금처럼 목돈이 되기 때문이다.
펀드는 언제 가입했느냐와 상관없이 환매하는 날의 기준가대로 수익률을 확정한다. 예컨대, 3년 만기 펀드에 매달 10만원씩 가입할 경우 만기 때 투자금은 원금 360만원+수익금이 된다. 매달 10만원의 투자금은 주가의 변동에 따라 펀드매입 ‘좌수’가 결정된다. 좌수는 ‘수익증권을 샀다’는 의미이고, 만기 때까지 매달 매입한 좌수가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펀드 수익률은 환매할 때 자신이 매입한 총 좌수에 해당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확정된다.
즉, 환매되는 시점의 기준가가 높고 낮음에 따라 거치식처럼 불어난 적립식펀드 투자금의 수익률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적립식투자는 펀드매입시기를 분산해 위험을 줄이는 투자법이라고 강조하지만 적립식 투자로 거치식펀드처럼 커진 펀드의 환매에 대해서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주가 폭등하면 오후 3시 전에 은행으로 달려라?=국내 적립식펀드 투자는 2004년 초부터 본격화됐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정기예금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적립식펀드 만기도 3년으로 한 경우가 많다. 적립식펀드 만기가 되면 투자자들은 한 번쯤 펀드 환매와 환매된 자금의 재투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펀드 환매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펀드의 만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적립식펀드의 만기는 적금 만기처럼 투자가 끝나는 시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매달 일정시기에 자금이 이체되는 것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직접 투자금을 입금하지 않는 한 기존의 투자된 자금만 자산운용사에 의해 운용된다. 그리고, 만기 이전에 환매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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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수수료 부담이 없는 만큼 자유스럽게 환매시점을 찾을 있다는 의미다. 만기가 됐다고 해서 반드시 환매해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환매 시기는 펀드수익률이 높은 때를 택하는 것이 좋다.
펀드 환매시 가장 중요한 것은 펀드의 기준가. 펀드 기준가는 주식시장 폐장시간인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달라진다.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요청한 경우에는 해당일 주식시장의 시세를 반영해 산출한 다음날 펀드기준가가 적용된다. 반면, 오후 3시 이후에 환매할 경우 다음날 주식시장의 시세가 반영된 이틀 후의 기준가가 적용된다.
◇ 분할 환매도 위험 줄이는 방법=주식시장이 폭등한 날은 펀드 수익률도 그만큼 좋아지게 된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오후 2시59분 까지 펀드 판매처에 환매를 요청하면 수익률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2.54% 상승했다. 국내 최대 펀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3억만들기솔로몬주식 1’의 지난해 12월15일 기준(12월14일 주식시장 반영) 2년 수익률은 88.34%였다. 반면, 폭등전인 12월14일 기준 수익률은 86.33%로 하루 사이에 수익률이 2.01%포인트나 높아졌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은 같은 기간 동안 수익률이 2.98%포인트나 상승했다.
주가 예측에 자신이 있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폭등한 날 오후 3시 이전에 환매에 나서 수익률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분할 환매를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부분의 주식형펀드는 부분 환매가 가능하다.
부분 환매는 금액, 좌수 등을 기준으로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대부분 전화로도 환매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환매 횟수도 제한이 없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주식을 분할매도하는 것처럼 펀드도 분할 환매가 가능하다”며 “자금의 여유가 있는 투자자는 환매시점을 분할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