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짓느냐가 문제죠. 산골짜기에 임대아파트 지어 놓고 임대료로 매달 50만원씩 내라면 누가 살겠어요. 관리비까지하면 70만원은 족히 나가는데…."
지난 2005년 준공된 서울지역 첫 중형임대아파트인 영등포구 당산동 'SH빌'에 사는 안모씨는 정부가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본인이야 서울 도심에 있는 33평형 아파트이니 주변시세를 감안할 때 월 40만∼5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크게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수도권 외곽이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화 방안을 놓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행되면 민간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공공부문 주택 비중을 확대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다.
실효성이 가장 문제다. 그나마 올해의 경우 중형 장기임대주택 공급지가 김포 양촌, 고양 삼송, 수원 호매실, 남양주 별내 등 비교적 양호한 지역이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조건의 지역들이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 임대주택이 수요자를 흡수할 수 있을 지, 지역별 편차없이 30평형 임대보증금 2500만원, 월 임대료 52만원이 수요자들에게 받아들여 질 지 의문이다. 값 싼 임대주택이라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은 지금도 미분양이 적지 않다.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를 짓는데도 허덕이는 마당에 91조원에 달하는 임대주택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상 맞지 않다. 정부가 원리금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재정손실도 우려된다.
물량 공세에 치우친 공공주택 강화 정책이 서민들의 집 장만을 더 어렵게하는 것은 아닌 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할 일은 이중, 삼중 땜질 처방을 내놓기보다는 효율성 높은 정책 실행에 주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