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3대쟁점 점검<상> 자동차

미국의 찰스 랭글 하원의원 등 상·하 의원 15명은 한·미 FTA 8차 협상에 앞서 백악관에 서한을 보냈다.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미국은 15년 이상의 기간에 나눠 관세를 없애며,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분 만큼만 무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의회의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8차 협상 내내 자동차가 미국의 최우선 관심 분야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도 "자동차가 마지막까지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분과 협상의 핵심은 관세철폐. 우리 측은 2.5%인 미국의 관세를 즉시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FTA 체결로 5년내 단계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철폐되면 2015년까지 21억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미국은 양국 교역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5년 한국은 미국에 71만대(108억달러)를, 미국은 한국에 4000대(1억달러)를 수출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선 △관세철폐(8%)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세제 개편 △배출가스 기준이나 자동차 번호판, 연비 등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의 요구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세제는 구입시 부과되는 특별소비세(800cc 미만 면제, 2000cc 미만 5%, 2000cc 초과 10%)와 자동차세(800cc 이하 cc당 80원, 1000cc 이하 100원, 1500cc 이하 140원, 2000cc 이하 200원, 2000cc 초과 220원), 지하철공채 등으로 구성됐다.
우리측은 이미 특소세의 경우 2단계인 세율을 1단계로, 자동차세는 5단계를 2~3단계로 각각 축소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은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요구대로 자동차 세제가 개편되면 연간 4조원 이상의 재정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정부의 추산이다. 산업자원부는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가격이 7%, 배기량 기준의 세제까지 없어지면 21%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그러나 "FTA가 체결되면 관세철폐 수준이 변수이지만 우리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대미수출이 늘어나게 된다"며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나 부품 회사들의 기술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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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규정도 자동차 협상의 주요 쟁점의 하나다. 원산지 기준은 예컨대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자동차의 국내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 통상 자동차는 완제품의 가치 중 FTA 협정 당사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그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 무관세나 완화된 관세 혜택을 준다.
미국은 생산과 관련이 없는 마케팅이나 운송비용 등을 부가가치 계산에서 제외하는 순원가법을 원산지 규정에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측은 추가비용 문제는 물론 기업들의 부품 조달 방법과 비용 등 영업 기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