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의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위험보장 기능을 갖춘 데 있다. 고객은 펀드매니저에게 자금 운용을 모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강할 때는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고 조정기에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 보수적으로 운용,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훌륭한' 취지와 달리 개인이 시의적절하게 대처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높다.
상품에 대한 이해가 낮은데다 분쟁이 터져나오면서 변액보험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변액'의 특성을 120% 발휘해 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있어 화제다.
투자자문 회사에서 일하는 A 씨가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한 것은 지난 2005년 2월이다. 월 납입금은 보험 특약까지 포함해 총 36만1800원. A 씨가 납입한 보험료 총액은 904만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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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부분은 해약환급금이다. 25회 납입 후 쌓인 해약환급금은 638만2749원으로 납입보험료 총액의 70%를 웃돌고 있다. 가입 2년여만에 해약환급금이 납입 총액의 70%를 넘어선 것은 쉽지 않은 성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계약 당시 설계사가 변액보험에 가입하고 5~7년이 지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총액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물론 투자실적에 따라 시기가 좀더 앞당겨질 수도 있고, 더 길어질 수도 있는데 미국의 경우를 보면 평균 7년 가량 걸린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장기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였어요."
A 씨가 지난 2년 동안 올린 실적에 설계사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같은 수익률이 지속된다면 당초 5~7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결과가 3년 안에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한 것이 탄탄한 수익률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는 시장을 보는 시야를 단기로 좁히면서 어깨에서는 MMF에, 무릎에서는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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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가입 이후 월납액을 모두 주식 비중이 높은 혼합성장형에 투자했던 A 씨는 같은 해 10월 새로운 납입금을 MMF형에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 대상을 수정했다. 그동안 적립해 놓은 총 불입액은 MMF형에 40%, 혼합성장형에 60%씩 투자하는 전략을 유지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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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6년 4월 그는 매달 불입하는 보험금은 물론이고 그간 쌓인 적립금까지 모두 MMF형으로 옮겼다.
"주식시장이 고점에 왔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중기 이상의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기서 당분간 거칠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월납입액 뿐 아니라 그동안 납입한 모든 투자자금을 MMF형으로 돌려 최대한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기로 했죠."
2005년 5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2006년 4월 1400을 넘었고, 5월 종가 기준으로 1465로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A 씨가 지수 정점을 예상하고 투자처를 MMF형으로 돌린 뒤에도 지수는 한 달 가량 오름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폭은 불과 60포인트였고, 어깨에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한 셈이 됐다.
"2005년 10월 월납입금을 MMF형으로 이전했을 때부터 시장 전망이 비관적이었어요. 하지만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납입총액은 60%를 혼합주식형에 뒀어요. 새로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동시에 추가 상승 가능성에 헤지하는 전략인 셈이죠. 그리고 2006년 4월, 시장이 고점이라는 판단이 강해졌을 때 불입총액도 안전자산으로 옮기기로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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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다시 주식으로 눈을 돌린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주식시장의 단기적인 조정이 거의 마무리됐고, 완만하게 상승 추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 그는 우선 새로운 적립금의 투자를 MMF형에서 혼합성장형으로 전환했다. 이어 2006년 10월 기존에 적립된 투자자금까지 모두 혼합성장형으로 돌렸다.
예측은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5월 고점에서 1300 아래로 밀린 지수는 한동안 1300~1350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인 후 점차 고점을 높이기 시작했다. 연말로 가면서 지수는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지속했고, 올들어 1400선을 되찾은데 이어 2006년 5월의 고점을 뛰어넘었다.
그는 "시장의 등락을 읽을 때 국내외 시장금리와 경기선행지수, 물가상승률 등 몇 가지 거시경제지표를 동원했다"며 "개별종목을 분석할 만한 실력을 갖추지는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판단 근거를 가지고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으면 변액보험이 가진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A 씨는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것 같아요. 주가가 밀리면 지체 없이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그는 종자돈이 많지 않은 투자자일수록 공격적인 투자보다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보험이죠. 정해진 자금을 펀드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를하는 동시에 보험 상품 본연의 보장도 받는 편이 훨씬 유리하죠. 변액보험이 은행 적금보다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운용을 잘 하면 투자수익과 보장을 모두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입에 앞서 변액보험의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보험 설계사들도 해약환급금이 총납입금과 같아지려면 5~7년이 걸린다고 할 만큼 사업비 부담이 크고 잠재적인 투자 손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 설계사 가운데 주식과 채권시장을 정확하게 읽고, 적기에 투자 전략 변경을 권할 만큼 실력을 갖춘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며 "변액보험을 투자수익에 따른 노후 보장과 보험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