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의 4월 국회 통과가 결국 무산됐다. 증권업계는 물론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갈망하는 국민들은 재경위 위원들간의 엇갈린 입장 탓에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재경위 위원들은 23, 24일 양일에 걸쳐 금융소위를 열고 자통법 심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예상한대로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문제 등이 논란거리가 됐고 '자통법'이란 금융산업발전의 핵심 법안마저 표류하게 만들었다. 이번 금융소위에서 해결을 보지 못한 자통법은 앞으로 열리게 될 금융소위나 6월 임시국회에서 재차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융소위에서 재경위 위원들간의 혈전을 지켜보자면 아집(我執)에 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금융소위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통법(증권사 지급결제 허용 등이 포함된)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만큼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확연한 당색을 보인 셈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대해선 이견을 달기 어렵다. 수 년에 걸쳐 마련해 온 법안인 만큼 마지막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자는 것을 문제삼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자통법에 대해 논의해 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도대체 어떤 논의가 더 필요할 지 모르겠다. 드러난 현안들을 놓고 한치의 양보없이 자신들의 주장만을 제기하는 논의가 더 이상 필요한 것인가. 대의는 어디간채 당간의 자존심 대결로 번져버린 자통법이 과연 원안대로 시장에 적용될 수 있을지도 염려되는 실정이다.
자통법이 갖는 위력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 중심이 은행이 아닌 증권사라고 해서 무작정 토를 달일도 아니다.
여러 연구기관이 주장했듯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자통법은 늦어도 한참 늦은 상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처럼 국회의원들이 자통법에 대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