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해 11·15대책 직전 대형 평수로 갈아탄 그는 이전에 살고 있던 30평형대 아파트를 아직까지 팔지 못하고 있다.
한때 6억원 이상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의 시세(부동산정보제공업체 시세)는 지금도 6억원이지만 이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최근 5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왔는데 팔아야 할지, 더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송파에 집을 두채 갖고 있는 모 은행 지점장 김씨는 지난해 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까지 집을 팔려고 내놨으나 매수세가 없어 팔지 못했다. 올들어 그는 생각을 바꿨다.
송파가 신도시 등의 호재로 뜨고 있는 만큼 부동산세제가 완화될 때까지 장기 보유키로 한 것.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부동산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도 생각을 바꾸는데 한몫했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단적인 예들이다.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는 싸게 집을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용산 등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아 매물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27일 27개월만에 서울 수도권 포함, 전국의 집값이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은마아파트 등 고가아파트 10억 붕괴가 보도될 때도 침묵했던 정부가 지난주 강북 지역의 하락을 확인하고, 집값 하락세를 공식화한 것이다.
네티즌의 반응은 다양하다. "이제 폭락이다. 일본 꼴 난다", "몇 억 올랐다가 몇 천 하락한 게 떨어진거냐. 버블세븐이외 지역은 지금도 오르고 있다", "거래가 안돼 집을 사고 팔수 없는데, 가격이 무슨 의미가 있냐"등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으로 전국민이 부동산전문가가 된 시대. 부동산거래 실종으로 시장은 죽었는데, 시세 분석은 오늘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