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석유 메이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가 거짓말 때문에 불명예 사퇴했다.
존 브라운 CEO는 1일(현지시간)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전 (남자)애인의 인터뷰 기사가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심리 과정에서 거짓 증언을 해 기각 결정을 받았다.
브라운 CEO는 90년대 어려움을 겪었던 BP를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아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에 뽑히기도 했지만 그가 평생 일궈놓은 명예는 거짓말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 사건을 바라 보는 영국 언론들의 시각도 그가 게이라는 사실이 아닌 거짓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성적 취향이야 개인적인 문제지만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법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 보다 돈의 힘을 믿은 '빗나간 부정'의 주인공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BP의 브라운 CEO와 뚜렷히 대비된다.
김 회장 부자는 청계산에는 간 적도 없고 북창동 술집에서도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회장 부자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다.
김 회장 부자는 진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기보다 검찰 출신 변호인단을 재빨리 꾸려 법리 싸움을 벌이는 방법을 택했다. 피해 당사자 진술 말고는 특별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자백하는 것이 순진한 짓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만약 김회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보복 폭행보다 더 크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한화그룹 직원들은 탄원서까지 작성해 가며 김회장 부자 구하기에 나섰다. 김회장 부자의 진술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2만5000명 한화그룹 직원까지 거짓말쟁이가 되는 셈이다.
실수는 용서하지만 거짓말은 용납하지 않는 것이 선진 사회의 컨센서스다. BP CEO의 낙마가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