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국내 모 기업의 광고에 등장하는 이 문구는 21세기 경영의 새로운 화두인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최적의 표현이다. 실로 이 한 문장에는 규제에 대한 자율준수를 한 단계 뛰어넘는 상생, 협력, 자발성, 능동성 등 보다 발전된 단계의 지속가능경영을 향한 뜻이 담겨 있다.
지속가능경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데 ‘이해관계자’를 통한 접근이 그 중 하나다. 지속가능경영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를 논하지 않고서는 관계에 기반한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이들은 지속가능경영을 이끄는 원동력인 동시에 지속가능경영을 완성하는 주체인 것이다.
바야흐로 전통적 기업 활동에서 중요시되었던 주주, 고객, 직원을 뛰어넘어 지역주민, NGO,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의 범위가 확장된 것은 물론 기업에 대한 그들의 요구 또한 높아졌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사회를 구성하는 한 주체로서의 기업을 의미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 또는 '지속가능경영 혹은 사회책임경영(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으로 표현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등장과 그들의 높아진 요구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극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민 없는 수용' 또는 '회피 및 부정'이 그것이다. 대화와 전략에 기반하지 않은 CSR은 단순 기부 및 자원 봉사로 나타나 경영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게 되고 따라서 지속가능할 수 없다. 반대로 기업의 회피 및 부정은 CSR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한다. 하지만 CSR과 관련한 글로벌 동향을 보면 이러한 생각은 부질없는 바람일 뿐이다.
오히려 CSR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는 더욱 진화하고 있다. 경영전략연구 컨설팅 기관인 캐나다의 글로브스캔이 캐나다, 미국. 중국, 한국 등 19개국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CSR 지표(Best Indication)에 대한 인식에 있어 질적으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02년에는 레이블, 인증 등 보여주기 식의 지표들이 우세했던 반면 2006년에는 NGO와의 협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서 25%로 높아졌다. 최근 국내에서 ISO 인증과 관련해 부실 인증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레이블, 인증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가 떨어졌음을 나타낸다. 또한 NGO와의 협력이 보다 차원 높은 자발성의 발현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 대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특히 경제, 환경, 사회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은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독자들의 PICK!
사회의 영향력 있는 한 구성원으로서의 기업, 그리고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해관계자인 NGO와의 관계는 상호성에 기반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업과 NGO 사이의 불신 및 몰이해, 기업의 열린 자세 부족, NGO의 전문성 부족 등 협력을 위한 기본 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면이 있다.
전문성과 도덕성, 지역주민과의 네트워크 등 NGO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을 갖추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위한 이해관계자로서의 위상을 잃게 된다. 기업의 방어적 태도 또한 이해관계자를 경영 및 전략에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사회 가치의 극대화 및 기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이러한 관계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적신호라고 할 수 있다.
협력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기업과 이해관계자는 이제 대화를 실천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대화를 통해 각자의 역할과 기대 사항을 정립해야 한다. 효율성 제고라는 기업의 특기를 CSR에도 접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CSR을 경영의 한 축으로 끌어들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NGO는 자신의 강점인 사회 의제 설정을 통해 사회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사회 가치 창출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 가치 창출을 위한 NGO의 아이디어, 기업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의 선택과 집중, 사회 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업과 NGO의 협력이 연쇄 반응으로 나타나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각자의 역량을 밑거름으로 활용하자. 세상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