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금융 피해, 은행이 나서라

[기자수첩]사금융 피해, 은행이 나서라

서명훈 기자
2007.05.08 18:06

최근 금융감독원 설문조사에서 사금융 이용자의 평균 금리가 무려 1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을 빌리면 1년 뒤에는 원금 100만원과 이자 200만원 등 총 300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말이다.

사금융 이용자들은 왜 이처럼 살인적인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일까? 교육비와 병원비 등 생계형 급전 마련을 위해 사금융업체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3명 중 1명은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는 ‘당연히’ 대출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바로 사금융업체를 찾았다고 한다. ‘당연히’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004년 22%에서 2005년 24%로 높아진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36%로 높아졌다.

사금융 이용자 2명 중 1명은 대출 가능 여부조차 상담하지 않았다. 대출은 고사하고 은행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말이다.

이같은 사금융 이용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제는 은행이 대부업 시장 진출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할 때란 생각이다.

은행이 대부업 시장에 진출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일본계 대부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연 66% 이하 고금리 대출시장의 이자율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법으로 이자 상한선을 낮추는 것보다 경쟁에 의한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실상 시장을 독점해 왔던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자율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돈이 남아도는 은행 입장에서도 자금 운용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은행의 대부업 진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대부업법 제정 당시 일부 은행이 대부업 진출을 타진했었다. 하지만 고사한 금융인이 어떻게 돈놀이(대부업)를 할 수 있냐는 내부 반대와 감독 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에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은행이 대부업에 진출해서라도 병원비와 대학등록금을 빌려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외면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어떤 사회공헌보다 값진 것이 아닐까. 사금융 이용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용기없는 은행과 감독당국의 합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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