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각종 할인 부가서비스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회원유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고 모든 은행이 신용카드 영업을 강화하는 등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도한 경쟁에는 폐해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감독당국은 카드상품의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자율성을 저해하고 소비자 혜택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에 대하여 몇 가지 냉정히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카드사의 수익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카드영업의 수익은 크게 가맹점 수수료와 회원관련 이자·수수료로 구성돼 있다. 2006년 카드사 및 은행 카드부문의 영업수익을 보면 가맹점 수수료 비중은 39.6%며, 나머지는 현금서비스·카드론·할부수수료 등 카드회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수익이 차지했다. 즉 회원들이 카드사에 내는 이자·수수료가 상당부분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의 밑천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각종 부가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일시불 거래자나 신규회원에게 더 많이 제공된다. 물론 신규회원의 신용구매가 증가하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증가한다. 하지만 부가서비스에 따라서는 비용만 지출될 뿐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비용이 과도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초과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경우 기존 회원에 대한 혜택이 저하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회원의 금융비용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둘째, 카드사는 자선단체가 아닌 영리기업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카드사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을 어떠한 형태로든 회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 비용은 소비자와 가맹점에 전가될 확률이 높으며, 실질적으로 부담을 떠안는 계층은 금융 이용의 약자들이 될 공산이 크다.
셋째, 카드사는 카드상품을 출시할 때 각자 회원수가 일정수준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해 수익성을 분석한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가 발생해 성과가 기대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포화상태의 카드시장에서 개인의 소비여력이 늘어나지 않는데 예상처럼 우수회원이 증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도리어 현실적으로는 부가서비스의 혜택만 골라 누리는 체리피커(cherry-picker)가 증가할 수 있어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모든 산업에서 일정부분 경쟁을 촉진하는 것은 소비자 후생 증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금융산업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공공재다. 금융산업 내부에서 과도한 경쟁이 지속될 경우 금융회사의 부실화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저해가 유발될 수 있으며, 그 최종적인 부담은 국민이 져야 한다.
따라서 카드사는 신규회원 유치를 위한 부가서비스 경쟁에 몰두하기보다 기존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확충하는 등 카드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수수료 체계를 갖추도록 보다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감독당국이 신규회원 유치를 위한 카드사의 과도한 경쟁에 우려를 표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카드사의 건전성 감독을 책임진 입장에서 당연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