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UCC 저작권 대책 다시 세워야

[전문가기고] UCC 저작권 대책 다시 세워야

임상혁 변호사
2007.05.17 11:38

저작권이 대세다. 컨텐츠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그 컨텐츠 산업의 제도적 핵심이 바로 ‘저작권’임이 드러나자 사회적 관심이 폭증된 탓이다. 저작권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은 작년 연말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열띤 반응에서 확연히 증명되었다.

문제는 이와 같이 저작권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저작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어야 할 컨텐츠 기업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가수 아이비(IVY)의 신곡 “유혹의 소나타”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아이비는 섹시 컨셉을 전면에 내세우며 빠른 템포의 노래를 통해 인기몰이에 나섰고, 여기에 소속사의 전폭적인 마케팅이 바탕이 되어 “유혹의 소나타”는 방송과 온라인 등 각종 차트에서 수주간 1위에 오르며 가요계를 석권해 나갔다. 이러한 파죽지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아닌 저작권 침해소송.

일본의 유명 게임회사는 “유혹의 소나타”의 뮤직비디오가 자신들이 만든 애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를 표절하였다며 상영 등 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위 뮤직비디오가 애니메이션의 저작권 중 동일성유지권과 2차적저작물작성권 등을 침해했다면서 가처분을 인용했다.

원고측 변호사로서 위 소송을 수행하며 필자가 느낀 점은 피고가 스스로 화를 자초한 측면이 많았다는 것이다. 피고가 ‘연락처를 몰랐다’, ‘패러디다’, ‘오마주다’라는 말바꾸기식 변명으로 일관하는 동안 ‘똑똑한 네티즌’들은 비교 캡쳐 사진을 올리고 조목조목 근거를 대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었고, 결국 이러한 여론이 재판부에 그대로 전달되면서 불과 3주만에 전격적인 인용결정이 나오게 되었다. 피고로서는 여론도 판결도 모두 잃은 셈이다.

뮤직비디오 제작단계부터 차근차근 법적인 검토를 했더라면 본건과 같은 ‘대형사고’가 없었을 것이고, 문제가 불거진 후 초기단계에라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했다면 이와 같은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문제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등 동영상 싸이트를 통하여 전세계로 퍼져나간 상태이고 원고측은 이에 따른 제거비용, 법률비용 등 손해를 모두 청구할 뜻을 밝힌 상태여서 결국 손해배상청구액수는 노래에서 벌어들인 금액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한미 FTA조약의 주요 내용으로 저작권보호가 들어갈 만큼 이미 저작권문제는 한 국가간에 중요한 생존경쟁의 수단이 되었다. 여기에 UCC 등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피해 범위도 예측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저작권문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표현 자유의 한계 문제라도 명예훼손이나 음란성 문제는 ‘투사’의 이미지로 포장이 가능하지만,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윤리적 기업으로서 ‘주홍 글씨’만 남는 특징이 있다.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검색싸이트 구글에 저작권 전문변호사만 수십명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 포털 싸이트인 네이버나 다음에 저작권 전문변호사가 근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다. IT 기술에서 앞서가는 한국, 언제 저작권에서도 앞서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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