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경제 전문가 빌 그로스와 앨런 그린스펀이 미국 경기에 대해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왕' 그로스는 미국 주택시장의 위기론을 강조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9개월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했다.
반면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지난 13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수 없다"며 "글로벌 시장의 금융 유동성 붐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미국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이 가장 다른 견해를 보이는 건 주택시장에 대한 평가다.
그로스는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에 거품이 존재한다"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FRB는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하 전망을 근거로 자신이 운용하는 토탈 리턴 채권 펀드의 현금 및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렸다.
반면 그린스펀은 10조9000억달러의 미 모기지 시장에서 서브프라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며 프라임 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이어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지난 12일 "역사적으로 이머징마켓 채권의 낮은 프리미엄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상승하기 시작할 것이며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호황이 지속될 수 없으니 호황이 지속되는 동안은 즐겨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거물의 엇갈리는 발언으로 채권 시장은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이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2일 채권 변동성을 나타내는 메릴린치의 MOVE 인덱스는 85.2까지 상승, 200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시에떼 제너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리언 힐러드는 "이들 둘 다 틀릴 수도 있지만 그린스펀은 중앙은행 수장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고 그로스는 채권 투자가로서 명망이 높아 이들의 의견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소시에떼 제너럴은 FRB가 현 5.25%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2년동안 그로스의 금리 전망이 틀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5년 5월 그로스는 금리 인하를 점쳤으나 FRB는 지난해 6월까지 3%대의 금리를 5.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그로스의 토탈 리턴 펀드는 연간 0.8% 손실을 기록해 미 채권 시장을 모두 포괄하는 리먼 어그리게이트 인덱스의 수익률 1.34%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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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그린스펀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린스펀이 지난 2월 올해 미 경기 침체 가능성 언급하면서 세계증시는 폭락했고, 최근에는 "금리가 낮다"며 세계 금리인상 기조에 불을 당겼다.
한편 블룸버그는 서로 의견이 다른 이들이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로스는 지난 5월 그린스펀을 자신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있는 핌코의 자문으로 고용했다. 그린스펀이 FRB 의장을 그만 둔 뒤 공식적인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