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몸값 거품 빼기… M&A 활성화 기대
그동안 증권사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온 금융감독 당국이 '허용 검토'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규 설립이 허용될 경우 증권시장의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되는데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몸값에도 거품이 상당 부분 제거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전홍렬 부원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003년 이후 증권사 신규 진입을 제한해 왔는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앞두고 오히려 증권사 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국 속내는 M&A 유도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사 신규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진짜 속내는 기존 증권사의 인수·합병(M&A) 활성화에 가깝다. 증권사를 신규로 설립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성공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당국의 이번 발언은 그동안 증권사 M&A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과도한 인수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마디로 ‘M&A 촉매제’인 셈.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증권사들간 경쟁도 일어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며 “신규 진입을 허용하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도 M&A 등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KGI 증권의 몸값은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KGI증권은 지점 하나 없고 직원도 고작 70명에 불과하다. 경영권 프리미엄에 의해 몸값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증권업 면허에 대한 가격인 셈이다.
결국 신규 진입이 허용되면 증권업 면허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중소형 증권사를 M&A하기 쉬워진다. 당국이 바라는 대형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특히 신규 설립에 비해 M&A를 통한 대형화가 단시간 내에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될성부른 ‘떡잎’만 신규 진입 허용
당국은 외국 증권사와 경쟁이 가능할 정도의 규모를 갖춘 곳에 대해서만 신규 진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대형화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서 또 하나의 중소형 증권사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전 부원장이 “좋은 자격을 갖추고 대형화나 글로벌 투자은행(IB)로 가려는 의사가 강한 곳, 특화를 목표로 하는 곳만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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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목적에 걸맞게 대형화가 가능하고 IB로 성장할 수 있는 곳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