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1983년 제주 관덕로 버스 정류장. 많은 사람들이 큰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검찰, 경찰서를 옆에 두고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우체국 앞 계단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제주우체국 지도과장은 사람들에게 그늘에 가서 기다릴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체국이 좋아서 왔는데.."라며 버스가 올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더 지난 지금. 당시 제주우체국 과장은 우정사업본부의 CEO가됐다. 그는 우정사업이야 말로 고객들에게 친근한 서비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가 돼야 한다는 것을 그때 분명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강조하는 '고객만족 경영'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51. 사진). 취임한 지 2개월이 갓 지난 새내기 본부장이지만 27년 공무원 생활의 3분의 1 가량을 우체국 업무와 밀접한 곳에서 보낸 우정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1시간 남짓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바로 '고객'이었다. 조직 성장의 기본 바탕은 무엇보다 고객의 믿음이라는 것이 정 본부장의 생각이다.
정 본부장을 만나 취임 2개월을 보낸 소감과 함께 우체국택배 및 우체국 금융, 우본의 우정청 독립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2개월 본부장으로 지내신 결과 우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또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우선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조직과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확보가 충분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 시스템 조성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의 기본 바탕인 고객의 믿음을 얻기 위한 각종 우정서비스 품질의 지표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사에서도 '고객만족경영'을 강조하셨는데요.
▶한번 우체국을 찾았던 고객이 다시 우체국을 찾고, 한번 우정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이 다시 우정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이 될 때 우정조직과 우정사업의 존재 이유가 생깁니다. 고객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우체국 이용환경 상품이라든가 제도, 절차 등을 고객 위주로 개선해 나가면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선진 우정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고객만족 수준을 뛰어넘는 고객감동 경영을 최고 기업가치로 삼고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상의 우편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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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예금상품과 같은 고객맞춤형 특화상품을 적극 개발해 고객서비스 품질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우체국 콜센터를 통해 고객만족 품질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우체국서비스 아카데미를 확대 설치해 고객접점 서비스 마인드를 높일 생각입니다. 우편소통 분야의 실명제 정착과 함께 고객불만 보상제의 개선을 통해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택배, 특송우편(EMS) 사업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여나가겠습니다.
-우편은 국민 모두에 제공되는 대표적인 보편적 서비스이지만 기관의 장으로서는 흑자를 내야하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두 가지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철학입니다. 저렴한 요금으로 우편물을 신속, 정확하게 배달하고 수익성 높은 서민금융상품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나아가 민간업체와 경쟁에 있어서도 서비스 품질의 기본적인 사항을 잘 준수해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아울러 전국 3600여개 폭넓은 우체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체국 택배와 국제특송서비스를 핵심 전략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우체국쇼핑, 인터넷우체국 등 e-비즈 분야의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더 나아가서 초일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체국에서 택배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소포사업은 역사적으로 1884년 근대우편제도가 도입된 이래 통상우편과 더불어 국민에 대한 기본우편역무로 시행돼 왔습니다. 우체국 택배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창구에서만 접수하던 것을 1999년 고객을 방문해 접수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킨 것이죠. 현재 민간택배회사는 수익성이 있는 대도시 위주로 사업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농어촌, 도서벽지 등 민간 택배서비스 기피지역에 균등한 우편역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우체국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체국택배와 관련된 역점 사업은 어떤게 있습니까?
▶증가하는 소포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소포중심으로 재구축하고 정보시스템도 통상우편과 소포로 분리하는 등 기반시설을 정비해 전국 인프라를 보다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한 택배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업무 처리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또 RFID에 투자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우편용기에 RFID(전자태그)칩을 부착해 효율화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며 법원 특별송달물 등 중요 아이템에 별도의 RFID 칩을 붙여 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빠른 시일 안에 RFID 기술을 상용화, 국내택배사업 발전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체국 금융 사업을 국가에서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우편과 분리, 민영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요?
▶우체국은 2800여개 점포 중 55%가 농어촌에 분포하고 있고, 민간 금융기관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농어촌 지역에도 다른 금융기관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보편적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민간금융기관의 보완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금융사업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재원으로 우편사업 적자 보전, 공자기금 예탁 및 일반회계 지원 등 국가재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의 우편과 금융사업 사례 및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공사화나 민영화가 장기적으로 검토될 수는 있겠지만 국가경제와 국민생활, 우편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우체국 자산운용규모는 지금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습니까?
▶올 5월말 현재 예금자금은 39조원, 보험적립금은 20조원으로 총 59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예금자금은 콜자금 이용이 불가하고 공자기금 의무예탁 등 운용상 여러 제약으로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기관 특판 정기예금이나 3년 미만 우량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저위험 고수익의 디지털 구조화채권, 해외 우량펀드 등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보험적립금은 장기부채 성격을 감안해 5년 이상의 장기채권 위주의 투자와 함께 우수 운용사 중심으로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규 투자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대형민자사업(BTL),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에도 기획투자를 확대 중입니다.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우정사업은 도시서민과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우편과 금융이용 편익증진을 위한 공공적 서비스인만큼 정부가 운영하되 사업운영의 독립성과 책임성 확보, 그리고 우정사업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우정청 승격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우정청 설립 등 우정사업의 체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정사업의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개편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1979년 행정고시 합격 후 정보통신부 지식정보센터 시스템 운용과장, 우정국 영업과장, 우정기획과장, 충청체신청장, 우편사업단장 등을 역임한 우정분야 전문가다.
특히 우편사업단장으로 재직시 고객만족 상시평가 시스템 구축, 서비스 아카데미 확대, 우체국 콜센터 정부기관 최초 품질인증 획득 등 서비스 품질관리 강화로 고객만족도 8년 연속 1위를 달성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1일 처리물량 3만개, 창고 보관능력 9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동서울소포물류센터를 개국, 제3자물류(3PL)사업의 터전을 마련했다.
또한 2006년 우편매출 2조원 시대를 열고 2003년 적자로 돌아섰던 경영수지의 흑자 달성에 성공했으며 택배사업과 국제 특송우편(EMS)을 전략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등기소포 매출을 전년대비 22% 성장시켰다.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기획력과 판단력이 뛰어나고 리더십을 겸비했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1992년 4월부터 93년12월까지 대전세계무역박람회조직위원회에 파견돼 정보운영부장, 의전부장으로 대전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고 광대역 통합망 구축계획 및 차세대 인터넷주소체계(IPv6) 촉진계획을 수립해 국가사회 정보화 촉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전제시와 범국가적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또 전자정부 프로젝트 발굴,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 정책, 초고속 인터넷 보급 등을 통해 국가사회 정보화 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정통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행정경험이 풍부한데다 세심하고 외유내강의 합리적인 성품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높아 2003년에는 정통부 직장협의회에서 실시한 '같이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선정되기도 했다.
<약력>△1957년 10월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법학과 졸업 △행정고시 23회 합격 △체신부 제주우체국 지도과장 △체신부 통신정책국 통신기획과 △대전세계박람회조직위 파견 △체신부 전산관리소 전산운용 과장△정보통신부장관 비서관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 정보정책과장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 정보화지원과장 △정보통신부 우정국 영업과장 △정보통신부 우정국 우정기획과장 △정보통신부 기획관리실 기획예산담당관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 정보기반심의관 △충청체신청장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우정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