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실질적 남북경협 진전의 조건

[기고]실질적 남북경협 진전의 조건

정연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7.08.10 11:40

다가오는 8월 2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지난 2000년 6월 개최되었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7년 만에 두 번째로 개최되는 회담이다. 남북 정상들이 만난다는 것은 시기·장소·절차를 불문하고 환영받을만하다. 단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범위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될만한 사안들을 논의하고 합의할 때 그 회담은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제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여기서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활성화에 관해 제언하고자 한다. 지난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의 추이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0년 남북교역액이 4억 2500만 달러 수준이었던 것에서 2006년 말 13억 5000만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 다시 말해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상황은 조금도 나아지고 있는 정황을 볼 수 없고 한반도 안보 위기도 핵실험 강행 등으로 인해 오히려 악화되어 온 것을 볼 수 있다.

남북경협의 질적인 면을 들여다보면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 우선 2000년 60% 정도의 남북교역의 거래성 교역을 차지하고 있던 것이 2006년에는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즉 60% 이상이 비거래성 교역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 말은 남북간 교역이 경제적 유인 구조를 갖고 서로 이익을 추구하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떤 목적 하에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역임을 뜻한다. 즉 어떤 목적이 여하한 이유에 의해 바뀌게 되거나 없어지면 교역도 함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둘째, 거래성 교역 또한 선-후진국 교역 구조로 되어 있어 이윤창출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이 또한 지속가능하지 못하고 북한의 경제상황에 결코 도움을 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교역 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기업들의 북한 진출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투자여건, 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북한도 좋은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북교역이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정착되어야 한다. 또 다시 두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해외로 수출되는데 제약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부분은 한미 FTA 체결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단초는 제공되어 있다.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북한 내 특정 지역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으려면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 일정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전략물자 반출입 관련 국제 규범 또한 걸림돌이 된다. 우리 기업들이 북한이 공장을 세울 수 없는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 또한 한반도 비핵화 진전이 핵심이다.

둘째, 북한에서의 경제활동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우선 4대경협합의의 제대로 된 이행이 보장되어야 한다.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오직 북한의 의지에 의해 풀릴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적어도 이 두 가지 걸림돌이 제거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북한에 진출할 수 있는 여지는 제공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게도 마냥 인도적 지원 등의 비거래성 교역만 늘어나는 이상한 형태의 교역보다는 정상적인 교역이 훨씬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장황한 이야기 결론을 맺으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대통령은 지난 1차 회담과 같이 허황된 장밋빛 희망만을 주는 합의를 하지 말고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지적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년간 퍼주기 비방, 국민적 공감대, 뒷거래 등 지겨운 소리를 듣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제대로 된 합의를 통해 남북경협을 정상화함으로써 북한경제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가 잘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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