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융당국 대책회의 무산된 이유

[기자수첩]금융당국 대책회의 무산된 이유

임대환 기자
2007.08.16 19:00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우려로 금융당국자들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시각각 주시해야 할 곳이 많고 여기저기 손대고 점검해야 할 대목도 적지 않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려 했다. 사태가 사태인 만큼 회의의 무게감이 어느 정도일지 쉽게 짐작이 갔다. 그러나 정작 대책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부행장은 "무슨 일인지 갑자기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고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임원들의 예상 참석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별다른 설명이 없다. 담당 임원은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각종 내부회의로 연락이 불가능하다는 비서의 답변만 있었다.

 이번 사태는 심리적 측면이 크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유동성도 시장에 풍부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물린 규모도 8억4000만달러 정도로 국내 경제규모에 비하면 보잘 것 없어 큰 문제가 안된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시각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중앙은행이나 금융당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씻어줄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이 바로 금융당국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언제든지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실 문제의 회의가 열리지 못한 원인이 금융당국에 있는지, 아니면 시중은행들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하자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발빠르게 대책반을 가동하고 긴박한 모습을 언론에 보여줬다. 회의내용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하루 속히 한국인 피랍자들을 석방하라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원론적인 얘기였다. 그러나 그런 모습에서 국민들은 국가가 비상사태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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