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수입 물건(펀드) 팔려고 눈독 들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가 사석에서 글로벌 금융기관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놓고 '속내'를 꼬집으며 한 얘기다.
2년전부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것이 그 이유다.
피델리티가 지난 2004년말 국내에 자산운용사를 세웠고, 지난해말 ING도 국내 자산운용법인을 차렸다. 지난 6월엔 골드만삭스가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해 국내 진출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7월엔 UBS가 대한투신운용 지분을 인수,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국내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세계적인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 역시 내년 상반기께 독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그룹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 않다. 일부 외국계 운용사들은 자사 해외법인의 펀드를 팔기 위한 거점으로만 활용할 뿐 국내에 뿌리내리려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톱' 운용사의 국내 진출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보내는 이유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는 단 1개 뿐이다. 자사 해외법인의 해외펀드(역외펀드)를 파는데 열중한 결과란 지적을 받는다. 올 1월말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역외펀드의 60%이상을 피델리티 펀드가 차지한 반면 피델리티 한국법인의 수탁액은 전체 49개 중 40위에 머물렀다. 슈로더투신운용도 상황은 비슷하다.
외국계라도 모두 그런건 아니다. 푸르덴셜은 현대투신을 인수한 뒤 지속적으로 국내펀드를 내놓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엔 랜드마크자산운용 인수에도 참여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도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나 사회책임투자(SRI)펀드로 특화해 시장 정착을 꾀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진출이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것이 아닌 한국 자산운용시장 발전에도 기여하는 윈-윈 진출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