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FR) 후속브랜드들이 영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1브랜드로 성장한 FR대기업들의 후속 브랜드 추락으로 업계의 공신력이 흔들리고 있다.
9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10대 FR 기업으로 꼽히는 브랜드 중에서 제2브랜드를 비롯, 후속 브랜드가 성공한 케이스가 한 건도 없다는 평가다. 이들 FR 업체의 후속브랜드 중 일부는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일부는 수년째 가맹계약이나 매출에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대기업 브랜드는 본사의 브랜드력과 막강한 광고, 홍보력으로 창업시장을 흔드는 데는 성공하지만 후속브랜드 전개에서 많은 취약점을 나타내고 있다. 가맹점 계약건수나, 가맹점 매출에서 제1브랜드보다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소위 ‘형 만한 아우가 없다’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기업 공신력을 믿고 가맹계약에 나섰던 많은 창업자들이 불만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소자본시장을 휩쓴 바 있는 ‘BBQ’, FR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놀부’, 주류FR시장을 이끈 ‘조끼쪼끼’, 그리고 ‘원할머니보쌈’ 등 굵직굵직한 국내 FR업체 중 후속브랜드가 성공한 예는 거의 드믄 편이다. 심지어 일부 브랜드는 사장되거나, 간판은 걸려 있으나 가맹계약을 포기하다시피 한 사례도 있다.
이들 대기업 FR업체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운 중견 FR 업체들의 후속 브랜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창업시장에서 이들이 커왔던 환경에서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들 대기업FR이 성장하던 1990 년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창업시장은 소위 ‘말뚝박기’시대였다. 경쟁자가 별로 없었다. 넓은 땅위에 여기서 저기까지 선을 그으면 자기영토가 된 것이라고 말하면 이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아닐 지도 모른다. 여하튼 당시의 창업환경과 작금의 창업환경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FR업체의 대거 등장으로 초경쟁 시대에 들어선 것만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일단 답이 나왔다. 변화에 대한 부적응이다. 한기업의 가장 큰 위험은 지난 세월의 성공이다. 과거의 성공은 기업에게 오늘의 족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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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은 트럼프의 덫(미국 디벨로퍼의 대명사로 꼽히는 트럼프가 성공을 거듭하자 여러 분야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몰락하는 과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어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시대상황과 타이밍, 주변의 도움 등 여타 성공요인을 애써 무시해버린다. 그리고는 모든 성공은 오직 자기 능력과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굳게 믿는다. 그것을 지적하려면 귀를 막아버린다.
이들 업체에 ‘변화’, ‘변화에 대한 적응’, ‘변화를 리드하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구구절절설명하기 힘들다면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바로 ‘본죽’이다.
800개 매장을 돌파하면서 국내 죽 전문점 리딩 업체로 우뚝 선 ‘본죽’은 후속브랜드가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연초 가맹사업을 전개한 ‘본죽’의 제2브랜드인 ‘본비빔밥’은 10월초 현재 오픈한 점포만도 50개를 넘는다. 연내 70개 점포 돌파가 유력시된다. 창업비용이 1억5000만원을 넘나드는 업종이므로 분명 소자본창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이렇게 활발하게 가맹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것에는 무언가 숨어있는 힘이 있는 게 틀림없다.
특히 비빔밥은 여러 업체가 프랜차이즈화 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한 아이템이지 않는가. 제2브랜드 ‘본비빔밥’은 성공하는 과정에 놓여있기에 좀더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김철호 ‘본죽’ 사장의 시대변화를 읽는 힘이다. 2003년 당시 일으킨 본죽과 같은 방식으로 2007년 ‘본 비빔밥’을 프랜차이즈화하려 했다면 가당치 않았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변화는 역동하는 힘이다. 변화를 읽는 것은 역동하는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변화를 알지 못하면 분명 죽음만이 있을 것이다. 사업적으로 망하는 길이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변화뿐이라 하지 않는가.
이런 맥락에서 최근 제1브랜드 성공에 이어 후속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이삭의 ‘이삭요벨’, 아시안푸드의 중식 뷔페 ‘샹하이 문’을 관찰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들 업체는 분명 제·1브랜드와는 다른 시각으로 후속브랜드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변화를 읽고 이에 대처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