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금 관련 세금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기업 이 모(42) 과장은 15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강남의 유명 영어학원 부원장으로 새출발하기로 결심했다며 퇴직금 세금을 물어왔다. 회사의 퇴직금 계산방식과 세금은 물론, 학원 경영진과의 연봉협상에서 제시할 퇴직금 조건도 포함돼 있었다.
근로의 대가는 급여와 퇴직금으로 나뉜다.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종합소득에 합산해 과세하고, 퇴직금은 종합소득과 구분된 '퇴직소득'으로 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퇴직소득이 일시에 과세소득에 합산됨으로써 장기간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퇴직금에 세금이 불합리하게 느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적 배려이다.
퇴직금의 경우 관련 법률에서는 임원과 직원을 각각 다르게 취급한다.
직원은 세금에 앞서 근로기준법이 먼저 고려된다. 근로기준법은 퇴직금 지급에 관한 최저기준을 제시, 회사가 그 이하로 줄 수 없도록 한다. 물론 사규에 따라 직원에게 법적 기준을 초과하여 지급하면 회사는 사업상 비용처리가 가능하고 소득자도 낮은 세부담을 지게 된다.
임원의 경우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회사가 비용처리하거나 소득자가 퇴직소득으로 낮은 세부담을 지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연봉계약 때 퇴직금 조건이 정해져야 하며 회사는 반드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세법에서는 이 규정이 회사의 정관에 포함돼 있거나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경우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퇴직금 조건이 연봉계약에 포함돼 있지 않거나 관련 규정이 적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임원에 지급된 퇴직금은 그 성격상 보너스(상여금)에 해당하므로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세부담을 져야 하고,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상 비용처리하기 위해서는 임원 보수총액 범위 내인지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
그밖에 퇴직금 연계 보험상품에 대한 질문도 많다. 이는 주로 회사가 임직원의 퇴직금 재원 마련을 위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사업상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지와 지급되는 퇴직금의 과세문제이다. 세법에서는 회사가 퇴직금 재원 마련을 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 등에 대해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한 퇴직금의 범위 내에서 비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첫째 회사가 보험사에 납부하는 보험료를 사업상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느냐며, 둘째 보험금을 수령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경우 소득자가 퇴직소득으로 세부담할 수 있느냐다. 물론 보험상품의 구성이나 계약 관계, 회사의 사업 관련성 판단에 따른 회계처리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납부 시점에 보험료를 임직원에 대한 상여로 보아 근로소득의 세부담을 지우고 보험금 수령을 임직원이 직접 하게 하는 경우와 회사가 보험료를 비용처리하지 않고 임직원이 퇴직시점에 퇴직소득으로 세부담하는 경우이다. 물론 기업이 임직원의 퇴직금과 연계된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지급한 보험료를 회사가 사업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다.
퇴직금은 직장인이 일시에 목돈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며 은퇴 이후의 사업을 구상할 때 종자돈 역할을 한다. 세법은 직장인이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근로의 대가를 급여와 퇴직금으로 구분하고 각각 세부담을 달리하므로 세테크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