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신규대출 중단 등 극단조치..감독당국이 유도 관측
국민은행이 중소기업 및 소호 대출에 대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다른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경쟁적으로 대출해주다 급작스럽게 관리에 나선 은행들이나 이를 유도한 것으로 관측되는 감독당국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결국 신규대출 중단=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전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지난 12일까지 접수되거나 상담중인 대출신청 건만 대출을 집행하고, 이달 말까지 중기ㆍ소호 관련 신규대출을 최대한 억제할 것을 지시했다.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단한 셈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음식숙박업 등 관리대상업종에 대해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으나 중기대출이 계속 늘자 대출을 잠시 중단키로 한 것이다.
국민은행이 신규 대출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데는 '외형 경쟁' 자제를 수차례 경고해온 감독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진행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 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중소기업 대출과 소호 대출에 대한 경쟁 자제를 당부하는 공문을 내려보낼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적정마진을 확보하고, 자금용도를 종전보다 철저하게 확인토록할 예정"이라며 "은행간 경쟁으로 금리깎았던 것을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환율, 유가 등에서 경제환경이 불안정해 중기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나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여신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측면에서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낮추는 등 리스크를 반영한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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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하반기에만 5.8조 증가 최대=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강도높은 대출 관리 조치를 취하게 된데는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외형 경쟁에 대한 감독당국이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당국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수차례 경고를 보내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중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8조2499억원 증가해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기대출은 지난 6월 중 8조1115억원 증가한 후 7월 3조1399억원, 8월 3조9465억원으로 주춤했으나 9월들어 7조7908억원이 증가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별로는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1~3위 은행과 기업은행이 대출 경쟁을 주도했다.
신규대출을 중단한 국민은행이 하반기 들어 전날까지 중소기업 대출이 5조7914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상반기를 포함해도 12조7440억원으로 업계 1위다.
다음으로 우리은행이 하반기 4조7280억원으로 2위, 신한은행 3조3083억원, 기업은행이 3조2339억원, 기업은행이 3042억원 순이다.
◇중소기업 자금난, 이자부담 불가피= 은행들의 이같은 조치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대출 관리가 강화될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마진 확보를 위한 금리 인상도 속속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자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우량 기업들이 앞으로 대출 받기는 더 어려워 질 것 같다"며 "등급이 안 좋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은 마진폭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풍선효과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에서 안 받아주면 다른 은행으로 가고, 다른 은행도 안 받아주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들만 '골병'= 은행들의 '쏠림' 행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그동안 감독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있다며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해 왔다. 서로 모셔가다가 갑자기 문을 닫아버리는 후진적인 영업 행태를 또한번 보여준 셈이다. 금융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이같은 '냉온탕'식 영업에 생존의 위협까지 받을 수 밖에 없다.
마진 악화에 시달리던 은행들은 이 참에 금리를 올려서 마진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측면도 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국가적인 명제에 발을 맞춰야 하는 감독당국도 이같은 극단적인 조치까지 간데 대한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언제는 대출을 해주라고 유도를 하더니 이제는 대출을 그만하라고 지도하고 있다"며 "어느 장단에 맞춰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