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하면 저작권 침해, '설마'가 골칫거리 된다.

'아차'하면 저작권 침해, '설마'가 골칫거리 된다.

배현정 기자
2007.12.12 16:59

[머니위크]지적재산권

사례 1. '스크랩 저작물 내맘대로?'

내마음대로 조경회사는 최근 회사 홈페이지의 제품 사진 코너에 인터넷에 떠도는 저작자 불명의 사진을 올렸다가 300만원의 손해 배상 및 위자료를 청구 받았다. 알고보니 수많은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아마추어 일러스트작가 김씨의 작품이었던 것. 하지만 내마음대로 조경회사는 "인터넷에서 스크랩이 허용된 사진을 이용했으므로 잘못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례 2. 엄마밥솥 회사는 자사의 홍보대사였던 유명 시인과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 웰빙 트렌드를 밥솥에 구현하기 위해 시인의 시를 밥솥에 사용했던 것이 분쟁의 발단. 밥솥 회사는 "시인과의 홍보 자문 계약을 맺고 매달 자문료에 저작권료를 포함해 지급했다"고 주장했으나 시인은 "홍보자문 계약만 했을 뿐 시에 대해 이용허락을 해준 적이 없다"고 맞섰다.

사례 3. 미국의 베스트셀러인 '러브(가제)'의 번역을 맡아 뛸 뜻이 기뻐했던 나번역 씨는 책이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출판된 것을 보고 울분을 토했다. "원래의 역자가 번역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했다"는 출판사의 말에 나씨가 동의한 것이 분쟁의 쟁점. 출판사는 "원래의 역자가 번역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나씨가 이를 원 역자의 이름을 뺀다는 의미로 오해한 것 같다"고 원만한 조정을 원했다.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고소와 조정 건수가 늘고 있다. 저작권 침해와 보호에 대한 목소리는 항상 제기된 것이지만 최근에는 특히 저작권 고소 업무를 대행하는 전문 법무법인까지 등장,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미성년자와 네티즌에 사이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인터넷 소설 등의 파일을 올려 공유한 적이 있는 네티즌들에게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서가 날아드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인터넷 소설 공유 적발 사례 급증

"제가 어떤 까페에 소설을 올렸는데 그게 저작권에 위배가 된다고 메일이 왔습니다. 검색해보니 저와 같은 사례가 많더군요. 사기라는 분도 있고 절대 법무법인에 먼저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문제의 글들은 모두 지웠는데 그걸로 되는 건가요? 제가 학생이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p2p로 파일공유를했는데요. 법무법인에서 고소가 들어왔습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하나요. 법대로 하자면 이미 잘못은 저작권 침해인 저한테 있는데요. 합의를 할수밖에 없겠죠?

민사도 아니고 형사인데.." (네티즌 skyooo)

일선 경찰서에는 이러한 저작권 관련 고소가 한달 평균 300~500건, 많게는 1000여 건이 넘게 접수될 만큼 고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이로인해 고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일어났다. 지난달 전남 담양의 한 고교생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 당해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듣고 집을 나간 뒤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맨 사체로 발견됐다.

저작권위원회 심의조정팀 김회수 씨는 "요즘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져 과거 몇 년 전과 달리 '저작권이 뭐야'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졌음에도 사소한 부주의나 본의 아니게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돈'을 목적으로 하는 분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법무법인은 저작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저작권자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초·중·고생을 상대로까지 무차별적 소송을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러한 법무법인측은 건당 초등학생 30만원, 중고생 50만원, 대학생 80만원, 일반인 100만원 등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인터넷상의 저작물 침해, 전체의 44% 달해

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금까지 조정 신청된 저작권 관련 분쟁 건수는 총 900여 건(법무법인 등에 의한 고소 건수와는 무관).

이 중 가장 침해 건수가 많은 분야는 어문 저작물(313건)이었다. 다음으로는 미술 저작물(191건), 사진 저작물(154건), 음악 저작물(117건) 등의 순서로 많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인터넷의 보급과 이를 기반으로 싸이월드 등의 미니홈피 및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의 활성화로 인해 인터넷상의 저작권 침해가 광범위하다는 점. 002년부터 2006년까지 최근 5년간의 접수된 저작권 분쟁 조정 사건 중 인터넷상의 저작권 침해로 인한 조정건수는 200여 건으로 전체 조정 건수 451건의 44%에 이르렀다. 침해 행위를 한 사람의 연령도 초등학생, 중학생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저작권위원회 김회수 씨는 "최근에는 북한이나 외국의 저작물 등 '설마 문제가 될까' 싶은 것에 대한 저작권 보호 등이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저작권자로부터 써도 된다는 허락을 구하고 저작권자를 명기한 뒤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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