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으로 주가가 하락한 외국 은행의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공상은행(ICBC)에 이어 이번에는 핑안보험이 네덜란드 은행 포티스 지분 4.2%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엎은 중국 금융기관들이 주도하는 인수·합병(M&A) 바람이 보다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2위 보험업체인 핑안보험은 29일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네덜란드 은행 포티스 지분 4.2%, 9500만 주를 27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 가격은 19.05유로로 포티스의 올해 순익 7배에 달한다.
핑안보험은 이번 거래를 통해 외국 은행의 선진 경영 노하우를 획득하겠다는 전략이다.
피터 마 핑안보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핑안은 리스크 관리와 상품 혁신 등의 전문 노하우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소재 JP모간의 올리비에 드 그리벨은 "핑안보험이 국제화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포티스 역시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우선 ABN 암로 인수를 위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소비한 포티스는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의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중국 진출의 계기도 마련했다.
모리스 리펜스 포티스 회장은 "지분 매각을 통해 중국 진출 길을 열어 전반적인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핑안보험을 비롯, 중국 금융기관들의 국제무대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공상은행(ICBC)은 남아프리카 스탠다드 뱅크 지분 20%를 56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민생은행은 미국 UCB 은행 지분 9.9%를 2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중국생명도 최근 "유럽이나 미국의 대형 보험사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구체적인 대상은 명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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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으로 주가가 하락한 때를 이용해 외국 기업 지분 인수에 도전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포티스 주가는 4월 11일 고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약 40% 하락했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손실로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한편 중국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해외 진출에 활발히 나설 수 있는 원천은 주식시장이 꼽힌다. 증시 활황으로 중국 보험업체들의 자본력은 약 3000억 달러로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