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드사 휴면카드 비중 50% 육박, 전체 33.5% '장롱카드'
일부 카드사의 경우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의 여러 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휴면카드 비중이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카드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돼 온 휴면카드 회원 축소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향 조정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 삼성카드 휴면카드 비중 50% 육박
16일 여신금융협회와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전업 카드사의 휴면카드 비중은 33.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말 33.7%에 비해 불과 0.2%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친 것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47.2%로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전년말 50.3%에서 3.1%포인트 줄어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한카드 역시 30.4%에서 27.0%로 2.6%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LG카드(현재 신한카드로 합병됨)는 휴면카드 비중이 오히려 증가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36.7%에서 38.3%로, 현대카드는 25.5%에서 26.3%로 높아졌다.
휴면카드 비중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이 올 들어 회원확보에 나서면서 카드 발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휴면카드 축소 지도
금융감독 당국은 여러 차례의 구두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휴면카드 회원 정리 실적이 부진하자 ‘행동’에 나서고 있다.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지난 5월 신용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 경고한데 이어 김용덕 금감위원장도 지난 9월 취임직후 과당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각 카드사에 지도공문을 보내 장기 휴면카드 회원을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국민들은 쓰지도 않을 카드를 발급받게 된다”며 “해외 카드사들은 일정기간 사용실적이 없는 회원은 자동으로 정리하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전업계 신용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은행의 신용카드사업 부문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의 경우 미사용 카드 한도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 반면 전업계 카드사는 전혀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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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역시 ‘정상’ 여신의 경우 0.5%포인트, ‘요주의’ 여신의 경우 3%포인트 은행이 높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에 대손충당금 기준을 은행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카드사들은 휴면카드 회원을 정리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급격한 부담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휴면카드 회원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의 경우 회원에게 주어지는 사용한도에 따라 규모가 결정된다. 카드사들은 회원별로 한도를 통합관리하고 있어 대손충당금 규모는 휴면카드 숫자가 아닌 휴면회원 수에 따라 결정된다.
1인당 카드를 3장 이상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휴면카드 비중(휴면카드/전체 카드발급수)에 비해 휴면회원 비중(휴면회원/전체 회원수)이 더 낮다. 이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변경되더라도 실제 추가로 부담해야 할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카드사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휴면카드 회원이라도 마케팅을 통해 카드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마케팅비용을 지불하면서 모집한 회원을 정리하게 되면 비용만 지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