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상태에 맞는 장기 재무설계가 '왕도'

재정상태에 맞는 장기 재무설계가 '왕도'

이재경 기자
2008.02.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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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맞벌이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여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절이다. 기회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때다. 뒤집어 말하면 '남들처럼 반드시 일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치솟는 물가에 따라 거침없이 오르는 생활비도 걱정이지만 자녀 양육비가 가장 큰 문제다.

결국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그만큼 교육비와 생활비는 늘어났다. 어느날 갑자기 외벌이가 되는 순간 늘어난 소비주머니를 채워넣을 방법이 사라지는 위험을 늘 안고 사는 셈이다.

여성들의 소득수준이 남성들보다 높지 않은 반면 이직률은 월등히 높다. 바꿔 말하자면 여성들의 실업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언제 어떻게 맞벌이가 외벌이로 바뀔지 모르는 위험을 항상 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은 남성보다 연금혜택이 더 적게 돌아가지만 오히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길어 여성이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은퇴자금이 있어야 한다. 또 예상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부모를 부양하는 데 드는 경제적 부담 또한 커진다.

바로 이런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장기적인 재무설계가 맞벌이부부에게 더욱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더 일찍 저축과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것도 철저한 계획에 따라서 말이다.

◆얼마나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다

래리 킹,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데비 레이놀즈, 레드 폭스, 버트 레이놀즈. 이들은 유명인이라는 공통점 외에 또다른 공통점이 또 있다. 모두 파산을 선고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10년전인 1998년에는 개인파산 신청자수가 35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해에는 이 숫자가 15만4039명으로 폭등했다. 신용불량자도 2000년대 들어 수백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백만장자든 일반 회사원이든 재정적으로 실패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바로 돈을 헤프게 쓰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득이 적기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번 돈을 제일 먼저 남에게 지불하고 있다. 그 후에 자신과 가족을 위해 쓴다. 월급에서 제일 먼저 국세청에 돈을 지불한다. 그후 융자금이나 임대료를 내고 자동차할부금을 낸다. 신용카드 대금을 지불하고 마지막으로 생필품을 구입한다.

맞벌이를 하면 남에게 지불하는 규모는 더 커진다. 차를 두 대를 굴리기도 하고 대출을 끼고 더 좋은 집을 장만하기도 한다.

문제는 맞벌이가 끝났을 때에도 남에게 지불하는 돈의 규모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돈을 지불하지 못하면 연체로 이어지고 채권추심에 허덕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렇게 남들에게 모두 지불한 후 자신을 위해 가장 나중에 돈을 쓰는 시스템은 고약하기 짝이 없다.

따라서 세금을 내기 전에 소득의 일부를 비과세나 세금우대 은퇴계좌에 넣는 '세전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제일 먼저 자신에게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통 세전 임금 총액의 10% 정도를 두세 종류의 비과세 계좌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비과세가 되는 각종 금융상품이나 주식형 펀드 등이 많이 나와 있어서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자신의 급여를 직접 삭감하라

회사에서 갑자기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사고나 병으로 입원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예기치 못한 죽음이나 이혼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누구나 어떻게 해서든 살아는 간다. 대신 대처하기 힘들고 고통스럽다.

따라서 미리 차근차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자신의 급여에서 조금씩 떼어 돈을 축적해 보자. 본인이 급여 중 소비규모를 그만큼 줄였지만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혹자는 '라떼의 요인'을 없애라고 한다. 매일 한잔씩 마시는 몇천원짜리 커피값만 줄여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소한 잡비를 정기적으로 적립하기만 해도 미래를 위해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머니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라

현재의 재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투자내역이나 은행계좌, 주택대출금과 카드빚을 포함해 자신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빠짐없이 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매일 자신만의 엑셀 파일이나 가계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모든 것을 관리해 온 경우가 아닌 이상 정확한 재정상황 파악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상태에서는 장기적인 재정계획이나 포트폴리오 수립은 수박 겉핥기식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현재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나이가 많든 적든, 부자든 가난하든 혹은 기혼이든 미혼이든 상관없이 중요한 일이다.

게다가 배우자의 주머니 사정까지 낱낱이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배우자에게 물어봐도 "그동안 잘 관리해 왔으니 걱정하지마"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맞벌이 부부가 자산관리 전반을 의논하는 과정은 모든 재정관리의 기본이다. 예기치 못한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처할 수 있고 장기적인 계획을 함께 수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내 주변에 모르는 돈이 한 푼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 설정된 담보 규모와 순자산가액을 비롯해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정확한 시세를 알고 있어야 한다. 대출금 상환기간과 현재 상환금, 아울러 이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기 위해 매달 더 납입해야 하는 대출금 파악은 기본이다.

현재 대출금 이자율 및 금융시장의 이자율, 또 대출금 이자율의 적정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배우자 및 본인 앞으로 들어놓은 보험이 얼마나 되는지 각 보험마다 해약환급금이 얼마인지 수익률은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저금, 적금,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MMF 등 가족의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됐는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이들자금의 이자율이나 수익률도 당연히 파악해야 한다.

은퇴자금은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개인연금은 얼마나 될지도 알고 있어야 하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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