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LIFE]음반 수집 마니아, 박성훈 액티패스 사장
“조용히 좋은 음악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됩니다. 잡념들은 없어지고 음악과 연주자의 호흡소리에만 집중하게 되지요. 여러 문제로 복잡했던 머리속은 맑아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문제의 해결책도 보이게 됩니다.”
박성훈액티패스사장은 1만장 이상의 음반을 보유하고 있는 ‘음반마니아’다. 그가 음반 모으기에 열심인 이유는 좋은 음악은 문제의 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요즘은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박사장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사무실에서 혼자 앉아 독일 성악가 에스더 에빈게(Esther Ebbinge)의 노래를 듣는다고 한다. “생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중 하나는 문제를 잠시동안 잊는 것이에요. 발상을 전환하면 생각보다 문제의 답이 쉽게 보일겁니다. 등산을 하는 이유도 음악에 심취하는 이유도 같은 목적일 겁니다. 일이 복잡할수록 머릿속을 간단하게 비우세요.”
이들 음반을 사는데 들인 돈도 억 단위는 훌쩍 넘는다. 그래서 부유한 환경에 자라 사치스러운 취미를 가졌다는 오해의 눈도 많다. 하지만 이는 진짜 ‘오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중학교 때 부터 모으기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째”라며 “중고등학교때는 좋아하는음반을 사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직장인이 돼서는 술마실 돈을 아껴 가며 음반을 사모았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는 다소 호사스러워 보이는 오디오세트가 설치돼 있다. 이 곳에 사무실을 이전할 때 그가 적접 옮기고 설치한 것들이다. 그는 독일제 클라쎄 앰프를 비롯한 하이엔드(고사양)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1000만원 정도 들였다. 발품을 팔지 않았다는 서너배는 들었을 것이라는 그의 설명이다.
“새 제품을 샀으면 굉장히 비쌌을 거에요. 하지만 전부 여기 저기 발품 팔아 모아 장만한 중고품들이에요.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습니다.” 소장중인 1만장의 앨범중 3000여장의 CD와 600여장의 레코드(LP)판을 회사로 옮겨 놨다.
그는 이른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이나 직원들이 다 퇴근한 시간에만 음악을 듣는다. 업무 시간 중에는 긴장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그의 방을 찾는 사람들 한가하게 음악이나 듣는 CEO라고 오해하는 것도 싫었다. 이날은 일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특별히 레코드판을 하나를 집어들었다. 흑인 재즈보컬리스트 애비링컨의 고혹적인 목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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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판 특유의 ‘지직’거리는 작은 소음마저도 정겨웠다. 통유리 넘어 보이는 시원한 풍경과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훌륭한 가수와 이를 구현하는 좋은 오디오시스템이 토해내는 노래 사이로 그는 음악과 소리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원래 오디오는 보조 오디오였어요. 메인 오디오는 이것보다 훨씬 비쌌죠(그는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순간 음악이 아니라 ‘소리’에 집착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악이 주인이고 오디오는 보조인데 이게 뒤바뀐거에요. 그 이후 오디오 집착을 버리게 됐지요.”
부가적인 분이 본질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가 본질을 바꾸는 변화를 결정했다. 기업 구조조정기업을 경영하던 그가 지난 2006년 나노기술관련 업체 경영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구조조정기업은 회사를 인수해 회사의 가치를 높인 다음 되파는 업종이다. 지난 2006년 박 사장은 우연히 액티패스를 알게 됐고 탄소나노튜브의 가능성을 접하게 됐다.
1만장이 넘는 음반을 잘 관리하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는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다. 구조조정전문 기업을 운영하던 그가 나노기술 관련 회사를 경영을 결심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그의 성격은 고스란히 투영됐다.
박 사장은 생소한 분야였던 나노관련 산업에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노와 관련된 국내외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궁금증이 있으면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나노관련 분야 전문가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몇차례 미국 NASA본사를 찾아가기도 했다. 박 사장은 “종합적인 정보나 지식 없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서 성공할 수 없다”며 “산업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더불어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분석이 합쳐져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탄소나노튜브관련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준비 과정을 거쳐 액티패스는 지난 1월 강릉에 탄소나노뷰트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오는 3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액티패스는 기존 주력사업이던 이동통신 중계기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박 대표는 “철저하게 신규 사업진출을 검토했다”며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성과도 천천히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훈 사장이 추천하는 사색할때 좋은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