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 부른 추억의 목소리

'뭉게구름' 부른 추억의 목소리

이경숙 기자
2008.01.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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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LIFE]그룹 '징검다리' 출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2006년 12월 열린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회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오른쪽)가 소프라노 장영란씨 등 최훈차 콰이어 멤버들과 함께 화음을 맞추고 있다.
↑2006년 12월 열린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회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오른쪽)가 소프라노 장영란씨 등 최훈차 콰이어 멤버들과 함께 화음을 맞추고 있다.

"이 땅이 끝나는 곳에서 뭉게구름이 되어 저 푸른 하늘 벗 삼아 훨훨 날아가리라. 이 하늘 끝까지 가는 날 맑은 빗물이 되어 가만히 이 땅에 내리면 어디라도 외로울까. 이 땅의 끝에서 모두 다시 만나면 우리는 또다시 둥글게 뭉게구름 되리라."

요새 모 TV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뭉게구름'이라는 노래다. 가수 장나라가 맑은 목소리로 불렀다.

하지만 80년대 초 대학을 다녔던 세대는 이 노래를 부드러운 남녀의 화음으로 추억한다. 그 때 그 고운 화음 중 하나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47, 사진)의 목소리다. 그는 한양대 혼성그룹 '징검다리' 3기 출신이다.

"원래 '뭉게구름'은 포크그룹 '해바라기' 곡이었어요. 그걸 징검다리가 다시 불렀죠. '해바라기'의 정선이형은 징검다리의 대부였고, 주호형(이주호)은 '징검다리'의 세션이었어요."

류 대표 외 어철호 동성화학 이사가 당시 '징검다리' 멤버였다. 김미혜, 한유숙씨는 가정주부가 됐다.

80년대초반, 이들은 요새 인기그룹 '빅뱅'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젊음의 행진', '영일레븐' 같은 가요프로그램에 이광조, 남궁옥분, 소방차 등 초절정 인기가수들과 함께 출연했다. 81년, 82년 한양대 대강당에서 열린 '징검다리' 콘서트 땐 암표가 돌았다.

"통기타 둘러메고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와서 사인해달라고 하거나 팬레터를 건네주곤 했어요. 어떤 여학생은 '차 한잔하자'고 했고요. 축제 시즌엔 하루에도 3~4차례 공연을 했죠."

지인들이 다들 '연예인이 될 것으로 알았다'던 그는 지금 투자 컨설팅 회사의 사장이다. 지난해 대선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정책지원단장으로, 공약 마련을 지휘했다.

그가 시장과 기업에서 내공을 쌓은 기간만도 20여년이 넘는다. 그것도 국내와 해외에서 골고루 경력을 쌓은 드문 인사 중 한명이다.

그는 현대증권, 동방페레그린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에서 13년 동안 기업 분석과 증권 영업을 했다. 영국 애슈리지(Ashridge)대학에서 MBA를 마친 뒤엔 영국 최대 연금펀드인 헤르메스(Hermes Pension Fund)의 프로젝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2004년 귀국해 한동안 부인 김영미(42)씨와 함께 무역회사 '야니패션'을 운영했던 그는 2005년 투자컨설팅사 '서스틴베스트'를 창립하면서 다시 증시로 돌아왔다. ' 사회책임투자(SRI)', '지속가능투자'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90년대 초반만해도 주식투자 땐 주가수익비율(PER)를 보지 않았어요. 아마 제가 저PER 투자기업을 국내에서 처음 사용한 사람들 중 하나일 겁니다. PER이 그랬던 것처럼 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ESG)를 보는 SRI 투자기법도 2~3년 안엔 중요한 투자지표가 될 겁니다."

그는 ESG 분석이야말로 '조화로운 수익'을 얻기 위한 궁극의 기법이라고 본다. 주식의 소유권이 연금이나 뮤추얼펀드와 같은 기관투자자들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주식시장에서 연금펀드의 주식 보유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이런 거대펀드들은 업종의 다양한 기업 주식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수익 또한 몇몇 종목(기업)이 아니라 전 종목에 의해 좌우되지요. 따라서 수익을 장기적으로 얻으려면 경제 전체의 성장이 필요합니다."

만약 연금펀드가 투자한 어떤 기업이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해 온난화의 주범이 됐다고 치자. 이 때 연금펀드가 투자한 어떤 보험사는 온난화로 야기된 난기류와 초대형 폭풍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연금펀드는 좀더 장기적 안목으로,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낮추면서 투자할 수밖에 없다. 즉, 기존의 개인투자자가 투자하는 펀드보다 좀더 '조화로운 수익률'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원리를 류 대표는 합창음악의 원리로 설명한다. 합창음악이 다양한 여러 목소리가 어우러져야 소리가 극대화되듯, 투자도 다양한 주체의 이해관계가 어우러져야 수익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합창 때 유명한 성악가가 참여하면 오히려 소리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어요. 소리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죠. 스포츠 경기 때,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코치의 손놀림을 잘 이해하는 다수의 팀원들이 전체의 승부력을 높이는 것과 비슷해요."

그의 독특한 '합창 투자론'은 30여년 음악인생에서 나왔다. 알고 보니 그는 '징검다리' 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합창단 생활을 했다. 지금도 최훈차 콰이어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양대 합창단 시절, 지휘자인 최훈차 선생을 보면서 훌륭한 리더가 어떻게 놀라운 퍼포먼스를 이끌어내는가를 봤습니다. 합창은 사람이 악기이죠. 존경하는 사람이 지휘하면 참여자의 목소리가 달라집니다. 경영의 기반도 사람입니다. 저는 합창에서 배운 섬기는 리더십으로 기업을 키우고 싶습니다."

한국투자운용의 '더좋은지배구조'펀드의 투자자문을 시작으로, 서스틴베스트의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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