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니 조인트벤처 균열은 결별 예정한 수순
이 기사는 02월25일(15:11)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조인트벤처(JV)의 평균적인 시한은 7년이다.
미국 코퍼리트 이그제큐티브 보드(CEB)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수합병(M&A)이 아닌 조인트벤처의 경우 대부분 10년 이내에 협력이 단절된다.
통계적으로 입증된 근거는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와 소니(Sony) 사이의 균열이 결별수순이라는 결론을 내게 한다.
조인트벤처는 50대50의 비율로 합작이 시작될 수도 있고, 한쪽이 우세한 비율로 경영권을 가지면서 유지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협력관계가 지속되는 시한(상위 표)은 평균적으로 7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삼성과 소니는 2003년 LCD패널 생산을 위해 S-LCD라는 조인트벤처를 시작했다. 지분비율은 삼성이 50%+1주, 소니가 지분 50%-1주로 삼성이 경영권을 가졌다.
협력은 삼성의 예비 후계자인 이재용 전무가 주도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두 거대기업이 '적과의 동침'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문화적 차이가 크고 역사적 갈등을 겪어온 한-일 양국 대표기업의 합작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의 경쟁구도가 역사적인 조인트벤처의 시한을 평균보다 앞당길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기업인 소니가 자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연합전선 참여요구를 지속적으로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삼성이 국내에서 특검조사를 받아 최고경영층이 자유로운 경영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라는 건 호사가들의 빌미가 된다. 조인트벤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의사소통을 삼성이 적극적으로 할 수 없고 소니 역시 이를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시점의 문제는 과장된 것일 수 있지만 균열이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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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지난해부터 논의돼 온 S-LCD 8-2라인(50인치대) 증설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균열을 예고했다. 소니는 마침내 지난 24일 LCD 패널 구입처를 샤프로 확대키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은 진의 파악에 나섰고, 최고경영진은 공식적으로 협력관계가 깨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조인트벤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양사의 신뢰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가 협력단절을 선언하느냐에 초점이 모아진다.
소니는 샤프와의 협력이 구매처 다변화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하지만 이 결정은 2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번째는 삼성으로부터 조달받는 LCD 패널 구매원가를 가늠할 기준을 갖는 것이고, 두번째는 결별이 확정됐을 때 안정적인 원재료를 구매할 버퍼를 확보한 것이다.
협상의 교섭권은 소니에게 기운 듯한 모습이다. 소니는 자국업계에 체면이 섰고 삼성과 차후 협력을 논의할 때에도 투자규모 결정이나 기술협력 수준을 두고 유리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
삼성이 소니의 돌출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다.
삼성은 8세대 2라인 투자를 위해 당장 수조원이 필요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일본, 대만업체들과 치킨게임을 벌이느라 유보현금이 바닥난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고사 직전에 있던 소니를 4년 동안 먹여살리다 끝내 물린 꼴"이라며 "삼성이 버리든 소니가 떠나든 조인트벤처를 결성한 삼성의 선택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