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수입차 등급 하향…고등급車 실질적 혜택 없어
16년만에 자동차 연비등급체계가 바뀐다. 대형차와 수입차는 대부분 연비가 낮은 것으로 분류돼 낮은 등급을 받게 되지만 연비가 높다고 해서 별도의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높은 등급의 자동차가 많이 팔리게 될 지는 의문이다.
자동차 연비등급제도는 고연비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고연비자동차의 구매 유도를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숫자가 낮은 등급, 예를 들어 1~5등급이라면 1등급의 차량이 연비가 가장 높고 5등급은 연비가 가장 낮은 차량이 된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현재 대·소형으로 구분된 자동차 연비등급체계를 오는 8월부터 단일 5등급 체계로 변경키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업무보고를 했다.
이번에 자동차 연비등급체계가 바뀌면 1992년 9월1일 자동차의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가 제정된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된다. 그동안 자동차 연비등급체계는 배기량별로 8개군(일반 승용차)으로 나눈 후 각 군별로 5등급을 부여해 총 40개 등급으로 나뉘었다.
대형차·수입차 등급 하향 불가피
새로운 등급체계에서는 연비가 리터(ℓ)당 15킬로미터(㎞)이상이면 1등급을 받게 된다. 2등급은 15~12.7㎞, 3등급은 12.7~10.6㎞, 4등급은 10.6~8.3㎞이고 ℓ당 8.3㎞이하면 5등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등급체계가 바뀌면 그동안 높은 등급을 받은 배기량이 높은 자동차의 경우 등급이 내려가게 된다. 예를 들어 배기량 3000cc의 현대차 그랜저 XG 3.0DOHC(연비 9.7㎞/ℓ)의 경우 현재 1등급이지만 새로운 등급체계에서는 4등급으로 낮아진다. 2500cc의 SM525V(연비 10.3㎞/ℓ)도 현재 2등급에서 두단계 낮은 4등급을 받게된다.
수입차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극히 일부의 수입차가 3등급을 받는 것이 최고이며 현재 1등급인 차들도 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배기량 3200cc의 벤츠E320(연비 8.7㎞/ℓ)은 현재 1등급이지만 새로운 등급체계에서는 4등급으로 낮아진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입차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졌다"며 "높은 등급의 차들을 국민들이 타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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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없어 실효성 의문
하지만 등급이 바뀐다고 별도의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실효성은 의문이다. 등급체계는 소비자가 고연비차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제도여서 경차 외에는 별도의 세재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 제작사 및 수입 자동차사와 미국,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 이해관계자들은 이 같은 개선 방안에 대해 별다른 반대없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질적인 인센티브 없이 등급체계변경만으로 수요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지경부 관계자는 "높은 등급의 자동차에 대해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유무역협정(FTA)에 가로막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입차가 낮은 등급을 받기 때문에 높은 등급의 자동차에 세제 등의 혜택을 주면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채민 지경부 제1차관 역시 "우선 등급을 단일화해놓고 구매 패턴이 어떻게 바뀌는지, 연료 절감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고 나서 보완할 것이 있으면 보완하겠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현재 미국의 마일리지만 표시하고 있고 별도의 등급표시는 하지 않고 있으며 EU의 경우 7등급의 단일등급체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