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스토리]한미영 한국연성발명협회 회장 인터뷰
"부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당신의 재산은 바로 당신의 머릿속에 들어있습니다."
누구나 입고 있는 남자들의 삼각팬티는 일본의 한 할머니가 개발한 발명품이다. 사각팬티를 유난히 성가셔하던 손자를 위해 그저 아랫단을 뚝 잘라낸 것이 지금 전 세계인들이 입고 있는 삼각팬티의 시작이 됐다. 단순한 가위질 몇 번. 기술이랄 것도 없는 그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할머니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줬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은 바로 이것이 여성발명의 힘이라고 말한다. '발명'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복잡한 기계 설계도와 100장을 넘어서는 설명서는 필요없다. 아주 많은 것을 바꾸거나 획기적인 무언가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좋다. 그저 종이 한장에 그림 하나 그려넣으면 모든 것이 설명되는 간단한 변화면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발명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회장은 "여성의 발명, 특히 주부들의 발명은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는 데 효용성이 높다"며 "이것은 달리 말해 아이디어를 산업화했을 때 시장성 또한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여성발명의 가치를 우리가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 회장의 안타까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아이디어의 가치를 평가할 때 기술적인 측면과 산업적인 측면을 동시에 평가하게 된다. 그런데 복잡한 설계도가 곁들여진 전문 기술자들의 발명품과 달리 여성의 발명품이란 아주 작은 부분에 국한돼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원리도 간단하다. 그러니 제대로 된 기술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한 회장은 "여성발명 부분만 보자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을 만큼 우수한 편이다"며 "지금도 잠자고 있는 여성들의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잘 살릴 수만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큰 수입원이 될 수 있는데 그 가치를 미처 알아보지 못한 채 묻어버린다면 얼마나 아까운 일이냐"고 반문한다.
여성발명의 생활화가 개인경제는 물론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발명하는 머리와 사업하는 머리는 다르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최근 들어 한경희스팀청소기의 한경희 대표나 루펜리의 이희자 대표 등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을 터뜨린 주부스타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실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한 회장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순간, 치열한 비즈니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철저한 준비를 거쳐 시작한 사업이라해도 막상 주부들이 혼자 힘으로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성공한 주부사업가들 중에서도 기존에 사업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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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장이 권하는 방법은 아이디어의 '거래'다. 한 회장은 "발명가들은 자신의 발명품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 때문에 아이디어를 거래할 때 사업자와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산업화해 줄 기업과 제휴를 맺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정적인 수입원을 보장받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여성발명협회는 아이디어의 특허 출원, 사업화 준비, 비즈니스 매칭 등을 통해 여성들이 생활 속 아이디어를 실제 수입원으로 연결시키는 모든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오는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여성발명협회를 주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여성발명의 부흥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