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통법과 벤처캐피탈 규제완화

[기고]자통법과 벤처캐피탈 규제완화

이광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
2008.04.22 09:35

내년 2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지난 4월초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소규모 금융투자회사를 다수 설립하여 경쟁을 유발시키고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통해 소수의 대형금융투자회사의 등장을 유도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논의하면서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회사, 구조조정전문회사 등 이른바 ‘벤처캐피탈’을 자통법속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정부부처간, 그리고 정부와 민간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결론은 자통법에 포함시키지 않고 개별법률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내려졌다.

벤처캐피탈이 자통법의 예외적용을 인정받은 것은 자통법이 목적하는 투자자보호나 규제완화를 통한 금융선진화보다는 시장실패가 불가피한 벤처투자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투자재원에 민간자본을 더하여 혁신형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산업금융으로서의 취지가 더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통법이 기대하는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대형투자회사의 설립으로 인해 벤처투자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 입법예고의 내용은 지금까지의 논의를 무색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행령안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는 창업투자회사, 신기술금융회사, 구조조정전문회사까지 겸업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창업투자조합이나 신기술금융조합 등 벤처펀드를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고 벤처캐피탈과 동일한 세제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벤처캐피탈과 관련된 개별법률의 존치여부와 상관없이 자통법속에 모두를 포함시키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벤처투자는 아직도 시장실패가 엄연히 존재하고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은 아직도 다른금융상품과 경쟁하기 버거운 상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벤처투자에 따르는 양도차익비과세 등 세제지원과 모태펀드의 조성을 통해 벤처펀드의 조성을 돕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받는 대신 여러 가지 규제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입법예고된 시행령대로라면 벤처캐피탈을 위한 세제지원이라는 보완수단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지원은 줄어들고 규제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규모나 투자방법, 그리고 리스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PEF나 다른금융상품에 비해 경쟁열위에 있는 벤처펀드로서는 향후 어려운 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은 뻔한 일이다.

벤처산업에 대한 거품논란 이후 벤처캐피탈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은 바 있다 2004년 12월 정부의 '벤처산업활성화 종합대책' 발표 이후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벤처투자가 점차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통법 시행령 입법예고 내용은 벤처캐피탈로서는 정말 힘이 쭉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던 벤처캐피탈은 반대급부로 여러 가지 규제를 불가피하게 적용받아 왔다. 자통법의 시행에 따라 금융투자회사 등 다른 금융상품과 경쟁체제를 갖추고 우리경제가 요구하는 벤처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투자방법이나 투자대상, 투자의무비율, 해외투자 요건 등 벤처캐피탈에만 주어진 규제가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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