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사옥까지 '영끌'…수도권 '숨은 땅' 찾아 집 짓는다

기숙사·사옥까지 '영끌'…수도권 '숨은 땅' 찾아 집 짓는다

이정혁 기자, 정혜윤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8.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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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총력전](종합)

역세권 땅 찾는 정부…LH 기숙사도 공공주택으로 바꾼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인근 아파트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인근 아파트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역세권 공공기관 기숙사까지 공공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통이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저밀도로 이용되는 공공기관 보유부지를 발굴해 도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기숙사인 구갈합숙소 부지를 공공주택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LH 기흥 기숙사는 수인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이 만나는 기흥역 인근에 있다. 부지 면적은 7288㎡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청년·신혼부부 등 직주근접 수요를 겨냥한 공공주택 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공공기관 기숙사까지 주택 공급 후보군에 포함하는 것은 수도권에서 단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부지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대규모 신규 택지는 지구 지정부터 토지 보상,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공공기관이 이미 보유한 토지는 별도의 토지 확보 절차를 줄일 수 있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

특히 기숙사와 합숙소는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역세권이나 주요 교통망 주변에 들어선 경우가 많아 청년·신혼부부 등 직주근접 수요를 겨냥한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정부는 기흥 기숙사뿐 아니라 수도권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숙사·합숙소와 저이용 부지 가운데 주택 공급이 가능한 곳을 추가로 발굴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개별 부지의 입지와 기존 시설 활용도 등을 따져 공급 후보지를 선별할 것으로 보인다.

LH도 보유자산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 부지를 청년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기존 사옥과 기숙사, 유휴부지 등 공공기관 보유자산을 주택 공급 후보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 기숙사·시설에 아파트…정부, 수도권 '숨은 땅' 찾는다

공공기관 보유부지 활용/그래픽=김현정
공공기관 보유부지 활용/그래픽=김현정

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기흥 기숙사를 비롯해 공공기관이 보유한 '숨은 땅'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수도권에서 단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 택지뿐 아니라 수백가구 규모의 중소형 부지를 여러 곳 발굴해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일 부동산 정책 점검 회의에서 "기존 사고방식에 매달리지 말고 전환적으로 판단해서 과감히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신규 택지 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공공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주택 공급 대안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사례는 이미 있다.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 부지는 240가구 규모로 개발해 연내 착공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시설을 이전하거나 다른 시설과 통합할 수 있는 곳이나 현재 저밀도로 이용되는 부지 등도 추가 공급 후보군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지는 토지 소유권이 이미 공공에 있다는 점에서도 활용 여지가 크다. 신규 택지의 경우 토지 확보부터 사업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기존 공공부지는 토지 매입이나 수용에 드는 절차를 줄일 수 있다. 부지별로 기존 시설의 이전 가능 여부와 주택 건립 여건 등을 따져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입지도 중요한 요소다. 공공기관 시설은 업무 편의를 위해 주요 교통망이나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특히 기숙사와 합숙소는 직원들의 출퇴근을 고려해 역세권이나 간선교통망 인근에 들어선 사례가 적지 않다. 단순히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좋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가 보이고 있다.   2026.08.09.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가 보이고 있다. 2026.08.09. [email protected] /사진=이영환

LH도 보유자산을 직접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성훈 LH 사장은 6일 강남 서울지역본부를 청년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 부지는 6588㎡ 규모로 강남구청역과 선정릉역 사이에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부지도 8264㎡ 규모로 샛강역과 여의나루역 등에서 접근하기 좋은 입지다.

과거 매각을 추진했던 여의도 부지와 업무시설로 사용하던 강남 서울지역본부까지 주택 공급 후보군으로 활용하면서 공공기관 보유자산의 활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용도로 계속 사용하거나 매각하는 대신 주택 공급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기숙사와 합숙소는 활용도가 특히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역세권이나 주요 교통망 인근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은 데다 이미 공공기관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별도의 토지 확보 절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신혼부부 등 직주근접 수요를 겨냥한 주택을 공급하기에도 유리하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입지가 좋은 중소형 부지를 여러 곳 활용하면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의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공공기관 보유 부지라고 해서 곧바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시설 이전과 용도지역 변경, 인허가,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발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전환해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관건이다.

청년용 1만가구 이미 계획…노후청사 복합개발 '속도'가 관건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1.29대책 관련 주택 사업지인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현장 방문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삼성동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는 51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202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1.29대책 관련 주택 사업지인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현장 방문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삼성동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는 51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202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정부가 1·29 대책 등을 통해 노후 공공청사를 재개발해 수도권에 약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지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특별법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것과 함께 기존 공급계획의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9 대책에서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대상으로 제시한 수도권 부지는 총 34곳, 공급 규모는 약 9900가구다. 노후 공공청사 등을 철거한 뒤 주택과 공공청사, 생활SOC(사회기반시설)를 함께 조성해 청년 등을 위한 주거공간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9·7 대책에서 제시한 수도권 전체 주택 공급계획 135만가구와 비교하면 물량 자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도심 곳곳에 위치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사업지 규모도 다양하다. 쌍문동 교육연구시설은 1171가구, 수원우편집중국은 936가구로 1000가구 안팎의 공급이 가능하다. 성수동 옛 경찰청 기마대 부지는 260가구 규모다. 대규모 택지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 흩어진 중소형 공공부지를 활용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속도다. 주요 사업지 가운데 서울의료원 남측부지 등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당수 사업지는 착공 시점이 2029~2030년으로 잡혀 있다. 이미 공공이 보유한 땅을 활용하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모든 사업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올해 중 공기업 예타 면제를 추진하고 국유재산심의위원회와 세계유산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도 신속하게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료원 부지 등은 지난 4월 국가 정책사업으로 의결돼 예타 면제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서울세관 구로지원센터와 국토지리정보원, 수원우편집중국 등은 국가재정법과 공공기관운영법 등에 따른 예타 대상이어서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안'은 지난 5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특별법은 노후 공공청사를 포함한 공공재산을 조사해 복합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참여와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정부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주요 내용이다.

정부가 역세권 기숙사와 사옥 등 공공기관 보유자산으로 주택 공급 후보군을 확대하고 있지만 부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노후 공공청사 개발부터 예타와 인허가, 입법 등 사업 지연 요인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실제 공급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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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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