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이번주 FOMC를 앞둔 관망세와 금융주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와 유가 상승으로 한때 정유주 주도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신용위기 우려감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시인하며 금융주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BOA가 메릴린치와 UBS의 실적 전망을 하향한 것도 부정적인 소식이었다.
메릴린치는 이날 미국의 경기침체가 보통의 침체기보다 더 심각하다며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대형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3포인트(0%) 하락한 1만1842.36으로 거래를 마쳤고 블루칩 위주의 S&P500지수는 0.07포인트(0%) 오른 1318로 마감했다.
기술주들로 이뤄진 나스닥지수는 20.35포인트(0.8%) 하락한 2385.74로 끝났다.
◇ 금융주 또 수난의 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3일 메릴린치와 UBS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BOA는 메릴린치가 2분기에 35억달러를 상각하고 주당 1달러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BOA는 앞서 전망에서는 주당 21센트의 순익을 예측했었다. 메릴린치가 보유한 모기지 관련 노출분과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BOA는 UBS의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종전의 주당 31센트 순익에서 주당 1.7달러의 순손실로 수정했다. 주식 시장의 조정이 지속되면서 UBS의 자산관리 부문과 투자은행 부문 수익성이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BOA는 UBS가 1분기 192억달러를 상각 처리한데 이어 2분기에도 75억달러를 상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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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경기 둔화와 모기지 자산 등으로 올 연말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월가 증권사들도 트레이딩 수입과 자문 수입 감소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라자드 같은 M&A 부티크들은 M&A가 다른 금융 부문에 비해 견조함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주와 소매주에 대한 투자의견이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며 이들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유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5일 금융회사들의 자본 확충과 정부의 세금 환급 등으로 금융주와 소매주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금융주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소매주 의견은 '비중확대'로 상향했었다.
하지만 불과 한달 만에 이 같은 전망이 섣부른 것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한달 전 제시했던 전망들이 결국 잘못된 방향이었다"면서 두 업종을 모두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S&P500업종 가운데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로 구성된 금융업종 지수는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9% 급락, 전업종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신용 위기는 내년까지 정점을 치지 못할 것이며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자금 조달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신용 시장 분위기 악화로 일반인들이 돈을 빌려 쓰는 것 역시 여의치 않아 소매주 전망도 어둡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상품주와 기술주는 좋게 평가했다. 코스틴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이며 단순히 버블이 아니다"면서 상품주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세계 경제 성장과 달러 약세의 장기적 추세는 기술주들의 실적을 부풀릴 요인"이라면서 금융주를 매도하고 상품주와 기술주를 살 때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씨티그룹이 23일 시작되는 신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투자은행 전체 직원 약 6만5000명의 10%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WSJ는 이어 시티그룹이 지난 3월말까지 그룹 전체 직원 35만여 명 중 최소 9000명을 감원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올해 초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사업 현실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브라이언 벨스키 메릴린치 전략가는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가 시작되고 나서 3개월 내로 S&P500지수가 저점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면서 지난 3월 10일 기록했던 S&P500지수의 단기 저점은 경기 침체가 시작된지 2개월반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즉 아직 저점이 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번 경기침체는 평균적인 침체가 아니다"면서 "섣불리 현재 상황을 바닥이라고 부르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략가는 소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에서 고유가와 고식료품가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평균 침체기 보다 더 악화된 만큼 주가도 더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특히 지난 3월부터 5월간 이어졌던 주식 시장의 반등은 분위기 전환 차원의 랠리가 아닌 베어마켓랠리였기 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상품주 상승
엑슨모빌과 셰브론, 엑슬론 등 에너지주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기대감으로 지난주 하락세를 접고 일제히 상승했다.
골드만삭스가 유가 등 상품 가격 강세는 단순한 버블 징후가 아니라고 분석한 것도 호재였다. 데이비드 코스틴 애널리스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이며 단순히 버블이 아니다"고 밝혔다.
◇ 번지, 콘프로덕츠 인수로 주가 폭락
세계 최대 지방종자 회사인 번지가 콘프로덕츠를 4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지난주말 콘프로덕프의 마감가에 31%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56달러. 콘프로덕츠는 코카콜라와 펩시 등 식음료 업체에 옥수수 시럽 등 식품 첨가제를 공급하는 업체다.
인수 소식에 번지는 9.4% 폭락한 반면 인수되는 콘프로덕츠는 18.3% 폭등했다.
미 최대 약국체인 월그린은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 전망을 제시해 하락했고 모토로라도 파이퍼제프리의 투자의견 '중립' 하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유가 상승
국제 유가는 이틀째 상승하면서 배럴당 136달러를 돌파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 8월물은 오후 3시36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08달러(1.55%) 오른 배럴당 136.70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만배럴 증산 결정이 유가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다 로열더치셸과 셰브론의 나이지리아 송유관 테러 공격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말 제다에서 열린 고유가 대책 회의에서 7월부토 20만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주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이 하루 19만배럴을 생산하는 로열더치셸의 송유관과 12만배럴을 생산하는 셰브론 성유관을 공격해 하루 30만 배럴을 넘는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수급 불안을 부채질했다.
셰브론은 나이지리아 사무직 노동자들의 파업까지 가세, 생산 속개 전망도 어둡게 했다.
◇ 유로 약세, 달러 강세
독일 기업신뢰지수 악화로 유로존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달러와 엔화 대비 하락했다.
2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41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54% 하락한 1.552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BNP파리바의 이안 스태나드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유럽 경제의 악화에 분위기에 맞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엔/유로 환율도 0.1% 하락한 167.34엔을 나타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 IFO는 6월 기업신뢰지수가 101.3포인트를 기록해 전월비 2.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02.5를 하회한 결과이며 2006년 1월 이후 2년만의 최저치이다.
IFO는 고유가와 금리 인상, 유럽 경기 전망 불투명 등으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