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사 제휴 한창… 전문가들 "파급효과는 미지수"
오는 30일부터 생명보험 설계사가 손해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손해보험 설계사가 생명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교차판매'가 실시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시스템을 공유할 파트너 선정에 나서고 있고 설계사들은 타업종 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교차판매에 대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손보사별 짝짓기 한창= 교차판매를 할 보험사는 설계사가 스스로 정하게 돼 있지만 보험사끼리 시스템이 공유되지 않으면 영업지원이 힘들기 때문에 생명-손해보험사간 파트너 정하기가 한창이다.
삼성생명은 계열사인 삼성화재 외에도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과 업무제휴를 체결한 상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추가 업무제휴를 위해 다른 손보사도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계열사인 한화손보를 비롯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제일화재 등 5개사와 손잡았다. 교보생명은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흥국생명은 계열사인 흥국쌍용화재와 파트너가 됐고 이외에도 한화손보와 협상중이다. 외국계의 경우 AIG생명이 LIG손보 외에 1~2곳을 추가할 예정이며 푸르덴셜생명은 메리츠화재 등 3개사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PCA생명은 현대해상, 삼성화재와 손을 잡았다.
생보사보다 수적으로 적은 손보사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생보사와 업무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을 포함 6개 생보사와 협의 중이고 현대해상은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와 외자계 생보사 중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계열사인 동부생명을 비롯 삼성 대한 등 9개사와 LIG손해보험은 교보 ING생명 등 4개사와 제휴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교보 알리안츠생명 등 6개사, 한화손보는 녹십자 흥국생명 등과 손잡은 상태다. 롯데손해보험은 신한 동양생명 등 2개사, 흥국쌍용화재는 흥국생명 외에 미래에셋생명과 접촉 중이다. 제일화재는 대한생명과 제휴할 예정이다.
◇생보 설계사 자격취득 '적극'= 교차판매를 하려면 생보설계사는 손보설계사 자격증을, 손보설계사는 생보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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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재 생보협회와 손보협회에 설계사 자격시험을 치른 설계사는 모두 5만6000여명이다. 전체 설계사의 25% 수준이다. 손보협회에서 설계사 자격시험을 본 생보설계사는 모두 5만5900명. 이중 75%인 4만2000여명이 합격했다. 전체 생보설계사수가 15만225명인 점을 감안할 때 27%의 설계사가 손보설계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셈이다.
7~8월에 생보협회에서 설계사 자격시험을 본 손보설계사는 2만3875명이다. 이중 59%인 1만4088명이 합격해 생보설계사에 비해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총 7만4000여명의 손보설계사 중 19%가 합격, 생보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생보사의 관계자는 "생보설계사들은 자동차보험을 통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교차판매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며 "반면 생보상품은 변액보험 등 전문적인 분야가 많아 손보설계사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차판매로 판도 변할까= 교차판매가 생·손보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될까.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생보설계사들이 생산성이 높은 만큼 손보사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생보설계사들이 판매할 수 있는 손보상품은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등 일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선 생·손보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대한생명과 한화손해보험·제일화재, 동부화재와 동부생명, 흥국생명과 흥국쌍용화재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또 중소형사가 교차판매를 적극 활용할 경우 매출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생-손보사간 제휴현황을 보면 대형사가 더 유리해 보인다. 설계사 입장에서도 대형사의 상품을 판매하기 더 쉽다는 점에서 설계사들이 대형사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교차판매가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방카쉬랑스가 시행되면서 중소형 생보사들이 약진했지만 교차판매는 이와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쉬랑스는 은행이라는 거대한 판매망이 새로 생기는 것이었지만 교차판매는 기존 영업조직이 한정돼 있는 시장에 들어오는 것"이라며 "방카쉬랑스와 같은 파급효과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