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스토리]고령화 '10년 재테크' 대박을 찾아라/주식
"언제부턴가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어려워졌어."
"길 가는 여성 중에 임산부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야."
"일본 종합병원에서는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없애는 추세라는데 남의 일 같지 않지?"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다. 입춘이 두번 있어 결혼하면 길하다는 '쌍춘년(2006년)'과 태어난 아기가 부자로 살게 된다는 '황금돼지해(2007)' 효과로 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반짝 현상'일 뿐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기존의 인력으로는 노인 인구의 의료 서비스를 감당할 수가 없어 간호사를 '수입'하고, 공항이나 박물관에서 관광객을 안내하는 요원이 하나같이 백발의 고령자인 선진국의 모습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혹자는 미혼 여성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집안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말한다. 앞서 고령화가 진행된 사회에서 보듯 90세 부모가 60세 아들에게 유산을 남기고 세상을 뜨는 현상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 10년 후면 인구 100명 중 14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식생활과 주거 문화, 소비 및 레저 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쳐 트렌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는 각 산업과 시장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즉,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주식시장의 각 업종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늙어가는 한국 사회, 업종별 명암은
평소 아무리 건강관리에 철저해도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증권업계 투자가들이 인구 고령화의 수혜 업종으로 단연 제약 및 헬스케어 관련 업종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본 경제지 <닛케이 트렌디>의 보도에 따르면 식물성 유산균 음료와 오토코마에 두부, 피로회복제와 혈액형별 요구르트, 기능성 음료 등이 히트 상품 및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닌텐도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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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재정전략연구원장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사회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음식료나 헬스케어 용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며, 여가 생활과 관련한 산업 중에는 여행업종이 유망한 반면 스킨스쿠버나 사이클 등 젊은 층에게 어울리는 레저 업종은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즉 음식료업종 내에서도 신생아나 유아용 식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보다 '웰빙'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에 주력하는 업체가 고령화의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사례를 보면 은퇴 후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금융서비스 업종이 크게 성장했고, 관련 서적들을 보면 은퇴 직후 부부가 비교적 건강하게 노후를 즐기는 시기에는 여행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여행업체와 숙박업체 등이 유망하다는 주장을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컴퓨터와 인터넷 등 첨단 기술산업도 고령화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소비재와 유아용품 관련 업종, 건설업종 등은 고령화로 인해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베이비붐세대가 은퇴 후 매물로 내놓는 주택을 30~40대 인구가 모두 소화하지 못해 부동산 경기가 꺾일 수 있고, 이 경우 국내 주택 건설의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세계가 대형 할인마트시장을 개척해 유통업계의 새 판을 짰다는 평가로 프리미엄을 얻으며 장기간 주가 상승을 보였지만 고령화로 인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일본의 경우 고령화로 대형 할인마트를 찾는 인구가 줄고 고사 위기에 몰렸던 동네 슈퍼마켓이 부활했다"고 전했다.
◆수출시장 확보한 기업 선별해야
같은 업종 내에서도 수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인구 고령화시대의 투자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가령 건설업체 가운데 국내 주택 건설에 주력하는 기업보다 해외 건설 수주 물량이 많은 기업이 유망하다는 것. 또 소비재나 의류, 유아용 식품업체도 해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라면 성장 가능성이 밝다는 얘기다.
또 인구 고령화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역자산 효과에 따른 소비 위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내수시장에 이익 의존도가 높은 업종과 기업은 투자 매력이 높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산업의 국제적 이전이 발생하면 생산 인구가 줄어들면서 제조업이 위축되는 한편 금융과 서비스업종은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일례로 일반적인 우유보다 고급화 된 우유로 국내외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인구 늘어나는 이머징마켓 유망
개별 종목뿐 아니라 전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인구구조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소비 둔화와 함께 생산 위축, 전반적인 성장 둔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식시장은 결국 경제 성장을 반영하기 때문에 성장이 둔화되는 만큼 주가 탄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국내 주식형펀드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소비력과 생산 활동이 왕성한 20~40대 인구의 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이라는 얘기다.
한편 2015년이면 인구 고령화가 일부 선진국과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병서 센터장은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산아제한을 실시한 중국이 2015년 이후 인구 고령화를 겪게 될 전망이며, 현재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경제활동 인구의 공급이 줄어들면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재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