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이후 최악의 디플레이션 경험할 우려 증가
투자자들은 신용위기와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는 경기침체보다 오히려 디플레이션(Deflation)의 무서움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새로운 'D'의 공포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셈이다.
역사상 가장 심각했던 디플레이션은 1929년 이후 미국이 겪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였으며, 일본의 1990년대 초반 10년 불황도 디플레이션이 야기했다.
결국 미국이 디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달러 평가절하 밖에는 없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고 유가 역시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우려하면서 유가 하락은 좋은 소식이라고 반기고 있다. 그러나 CNN머니는 17일(현지시간) 경제학자들은 주가 및 유가 하락이 모두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신호라고 전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의 반대로 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연료 및 식품 가격 상승세로 고난을 겪던 소비자들에게 물가 하락 소식은 언뜻 희소식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를 더욱 심각한 악재라고 우려했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버나드 보몰 이사는 "수요 결여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가격은 제품 생산 비용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기업들은 이 경우 감원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는 수요를 더욱 줄이고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악순환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경제학자들은 현 경제상황이 아직까지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에 비해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전년동기대비로는 4.5% 상승했다.
보몰은 디플레이션 위험은 현재 10~15% 가량 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1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5% 미만이었음을 환기시켰다.
신용위기와 주가 하락, 주택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은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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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카스리엘 노던 트러스트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디플레이션은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세로부터 출발한다"면서 "디플레이션은 대출 담보 가치를 줄여 은행들의 손실을 커지게 만들고 대출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카스리엘은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10~30%로 보고 있다.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시사했다.
데이빗 와이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보다 더 무섭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번 디플레이션이 1930년대 대공황때처럼 두자릿수 경제활동 침체과 실업률 25%까지 야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 침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10년간을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겪는 10년동안 성장을 멈췄다.
노던 트러스트의 카스리엘은 "일본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었다"면서 "은행들은 새로운 신용을 전혀 만들지 못했고, 경제활동도 크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대출과 소비 지출, 가격을 북돋기 위해 수천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스템에 쏟아붇고 있다"면서 "이제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연준의 관심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S&P의 와이스 역시 "아직 디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단정하기엔 설익었지만, 인플레이션은 과거 상황이 됐다"고 동의했다.
카스리엘은 "미국 소비자들이 디플레이션의 피해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보통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을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좋겠지만 새로 유전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니라면 수요가 매우 약하다는 증거이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기보다는 침체에 빠졌다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물론 지금은 잃어버린 10년 시기나 대공황과는 다르다. 금리는 꾸준히 인하돼왔고 앞으로도 더 내릴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예금 보호 조치들을 도입하고 유동성을 시중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중요하다. 금리인하 공조가 더 필요하고, 달러 가치를 절하시켜 미국 수출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존 버뱅크 패스포트 캐피털 회장은 "FRB와 재무부가 디플레이션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