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승수 총리의 빨간 넥타이

[기자수첩]한승수 총리의 빨간 넥타이

장웅조 기자
2008.10.28 18:36

한승수 국무총리가 28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했다. 침체된 증시현장을 돌아보고 시장의 소리를 듣는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는데 경제위기 때 행정부 수장의 거래소 방문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라 관심과 기대가 컸다. 이날 한 총리의 내방에 6명의 증권사 사장단과 5명의 운용사 사장단, 거래소 이사장 등 주요 시장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날 한 총리는 "증권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위로를 드린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마도 정부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또 한 총리는 "증권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실물경기 침체를 막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거래소를 방문하면서 빨간 넥타이를 매고 왔다. 증시 상승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날 코스피는 한 총리 넥타이 의미대로 5.57% 급등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주가가 상승했으니 방문의 뒷맛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왕 시장을 방문하는 김에 '구체적 선물'을 내놓았더라면 지친 투자자를 더 위로할 수 있었으리란 생각이다. 그간 다른 대책에 비해 증시에 대한 정부의 위기대책은 시장의 기대에 미흡하다는 인식이 많은 터여서 더욱 그렇다. 펀드 장기투자 세제혜택은 유인효과를 보기 힘들 정도의 기대이하로 평가받았고 증권거래세 인하요구는 '검토'수준에도 들지 못한 상태다.

만약 한총리가 빨간 넥타이에 더얹어 투자자들이 내심 기대하는 모종의(?) 선물을 안겼더라면 이날 코스피가 이왕 오르는 김에 힘을 더해 종가로 1000을 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날 코스피는 연기금의 매수노력에도 999.16으로 끝나 아쉬움과 함께 뭔가 부족하다는 여운을 남겼다.

증시에서도 뭔가 정부가 채워줘야할 부분이 있음을 암시한 시장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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