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는 꿈이 있습니다"

[기자수첩] "나는 꿈이 있습니다"

김경환 기자
2008.11.05 16:30

"나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 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1963년 8월 28일 흑백 차별에 항거하는 명연설의 한 구절이다. 킹 목사 자신은 결국 암살을 당하는 기구한 운명을 겪었지만, 이 꿈은 45년이 지나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현실이 됐다.

미국 유권자 대다수가 44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흑인인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그야말로 '대이변'이 연출됐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인들이 흑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혁명이란 말로도 부족할 정도다.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위대한 국가'라 부르며 놀라고 있다.

오바마는 혼혈인데다 어린 시절을 이슬람 사회인 인도네시아에서 보냈다. 게다가 케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버락'이라는 아프리카식 이름과 '후세인'이란 회교도식 이름을 중간 이름으로 쓰고 있다.

비록 하버드 로스쿨이라는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오바마는 혈연과 지연이라는 사회적 배경에서는 하나도 내세울 것이 없는 비주류였다.

그러나 오바마는 특유의 긍정적인 인생관으로 사회의 편견을 물리쳤다.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시절에는 '하버드 로 리뷰' 최초의 흑인 편집장 자리에 앉았다.

오바마의 성공의 배경에는 흑백 간 갈등뿐만 아니라 빈부 격차, 보수와 진보 등 사회의 모든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오바마가 모든 계층을 아우르고 골고루 지지를 획득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인들은 오바마에게서 변화와 희망을 보았다. 역경을 딛고 훌륭하게 성장해온 오바마에게서 인간적인 감동을 느꼈다.

'오바마의 당선 충격'은 이제 미국을 넘어 다른 국가들에게도 '변화의 물결'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저질러온 수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이번 선택만큼은 "위대했다"는 표현을 붙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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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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