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연말 구조조정 여파, 추가 하락 부추길 수 있어

부동산시장에 '제2차 쇼크'가 닥칠 것이란 예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한 1차 하락에 이어 2차 하락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2차 하락을 주도할 원인은 심상치 않게 불어 닥치고 있는 구조조정.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 위축으로 전이돼 나타나는 각 기업의 구조조정이 대규모 실업사태로 이어진다는 시나리오다. 이른 바 '실업 쇼크'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직장을 잃고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새집으로 이사한다거나 내집 마련에 나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오히려 가계 재정도 긴축 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생활비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보유 주택을 매각하는 상황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집을 팔아 전세로 이전하고 그 차액을 생활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이 같은 상황이 온다면 부동산은 자산을 늘리는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미리 대처해야 한다.
◆규제 완화, 매도 쇼크 줄이는 수단 불과
"풀 것은 죄다 풀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MB정부의 규제 완화 작업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적어도 부동산시장에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언급할 수 없다.
문제는 규제 완화가 매수 심리를 단기간 내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매수보다는 매도 쇼크를 줄여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수요 창출과는 상관없이 매도자들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할 수 있다.
각종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시중에는 거래할 물건이 없어 매매가 성사되지 않는 게 아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집주인들이 1차 저지선으로 여겼던 '가격의 둑'도 터진지 오래다. 구입 원가를 회수하기 어려운 물건도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수요자가 마음만 먹으면 골라잡을 수 있는 매물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규제 완화가 덜 돼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한 거래세 부담이나 종합부동산세를 축으로 한 보유세 모두 불과 1년 전에 비하면 거의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분양가 자율화와 함께 전문가들 사이에서 '독이 든 성배'로까지 표현하는 정책 수단인 전매제한 완화도 이미 단행됐다. 결과적으로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에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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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거래 부진의 원인을 실물경기 충격으로 보는 시각이 정답에 가깝다. 여기에 곧 밀어닥칠 구조조정 한파를 최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구매력을 키우고 소비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 여건상 수요 충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동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이 단기간 내 지나치게 급등했던 것도 기울기의 한 쪽 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높이 오른 만큼, 추락에 따른 충격도 심할 수밖에 없다.
IMF 외환위기 당시 폭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불과 2년도 채 안돼 원상회복됐다. 하지만 취약한 구매력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인한 현재의 쇼크 상태에서는 회복 속도가 이보다 훨씬 더딜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업 문제, 2차 쓰나미 근본 원인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비상시국'이다. 부동산은 거시경제의 '반영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부동산은 거시경제와 맞춰간다. 소득이 늘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구매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현재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집단 실업 사태가 가져올 쇼크를 고민해야 한다. 이어지는 집값 하락과 함께 하락 속도가 더딘 금리까지 감안하면 소유자들의 버티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를 일이다.
수요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추가적인 자산가치 하락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집 사겠다"고 달려드는 강심장은 거의 없다. 수요는 공급보다 폭발적으로 일어나지만, 가라앉을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강남의 경우 소위 '미세스 와다나베'(Mrs. Watanabe)로 불리는 '엔캐리' 자금의 회수가 임박하면서 불안감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엔화 환율 강세에 이자 급증으로 인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이 자금을 써왔던 의사와 상가 소유주 사이에선 보유 부동산을 급처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상황에 따라선 강남 주요 중소형 건물이 헐값에 나올 수도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큰 손이 움직였던 강남에 비해 개미들이 주도해 온 강북도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강북의 경우 미풍에도 무너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금 보유를 늘려라
판단은 수요자들의 몫이다. 다만 보다 정확한 전망을 갖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행히도 현재의 침체 상황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예측은 거의 없다.
그나마 내년 상반기 중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하반기 실물경기가 회복될 경우 내년 말부터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만약 실물경기 침체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지고 회복시기도 2011년에나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두가지 가정 하에선 굳이 서둘 필요가 없다. 굳이 매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 경기 회복시를 감안해 상승 여력이 충분한 물건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가급적 경매시장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높아있는 감정가격이 어느 정도 개선되고 3회 이상 유찰되는 물건이 쌓일 수 있어서다. 물론 30~40%씩 떨어진 아파트가 10~20% 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려한 것이다. 당장은 현금을 모아두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