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임대사업 등 수요자 관심 늘어
회사원 A씨는 얼마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B아파트 109㎡를 4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수년간 벼르고 별렀던 내집마련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5억∼6억원선. 2006년말 최고 7억여원까지 집값이 오르는 것을 지켜만봤던 윤씨는 4억8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자 과감하게 매입 결정을 내렸다.
물론 집값이 더 떨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최고점보다 2억여원, 하한가 시세보다 2000만원 싼 매물을 접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불과 몇달전 8∼9%대까지 치솟았던 주택대출 금리가 5∼6%대로 떨어진 것도 윤씨의 주택 구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씨는 전세보증금과 증권사 자금종합계좌(CMA)에 모아놨던 자금, 대출금 7000만원을 더해 내집마련 자금을 충당했다.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꽁꽁 얼었던 부동산 매수 심리가 조금씩 녹고 있다.
은행 대출을 받아 내집마련을 하거나 임대사업용 부동산을 사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경매법원에는 연일 수백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일반 아파트 급매물을 찾는 매수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집값 하락세로 가격 거품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레버리지(자금차입)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까지 고공행진을 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어 "시중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내집마련 실수요자라면 이번 기회에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감세 혜택이 있는 미분양아파트나 그동안 가격이 많이 빠진 인기지역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싼 금리로 은행 대출을 이용해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소형 오피스텔, 다세대·다가구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집주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빼주고 매달 임대료를 받아 대출이자를 내고 추가수익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지역이나 물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서울보다 매매가가 싼 경기지역의 임대수익률이 더 높다"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나 대물로 나온 신축 오피스텔 등은 저금리시대 쏠쏠한 재테크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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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동산 경기와 매물 동향, 시중은행 금리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집값이 추가 하락할 수도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중은행 금리도 걸림돌이다. 저금리 시대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섣불리 임대사업에 나섰다간 대출 이자도 건지지 못하는 불상사를 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