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앞에 선 서비스산업

윤증현 앞에 선 서비스산업

여한구.신수영 기자
2009.03.02 09:29

빠르면 이달말 규제완화 방안 발표, 영리병원, 교육시장 개방 등 난관 수두룩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역점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방안이 이르면 3월말 발표된다.

윤 장관은 장관 취임에 앞선 청문회와 취임 기자회견, 이후 각종 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의료, 관광 등 서비스산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혀왔다.

윤 장관은 지난 27일 한나라당 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에서는 "태국에 80개가 있는 국제학교를 서울에는 못 세우고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전용 병원 하나 없는 현실을 이명박 정부에서 정면으로 논의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막혀 있는 서비스산업 규제 현안을 3월까지 결론낸다는 목표아래 관련 부처와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종별로 11개 태스크포스(TF)팀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부처간 이견도 커서 윤 장관의 의도대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다.

◇영리병원 허용될까=영리 의료법인 허용은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도 의료시장을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추진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사안이다.

이명박 정부도 영리병원 허용을 전제로 논의를 벌여오다 지난해 '쇠고기 파동' 과정에서 "부자들만 좋은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식의 여론이 확산되자 서둘러 접을 만큼 '휘발성'이 강하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영리병원 허용에 관한 주민투표에 붙인 결과 부결되는 등 국민정서도 우호적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영리병원과 '짝꿍'처럼 붙어다니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수익이 주된 목적인 영리병원에서 '돈이 되는' 환자만을 받으려 할 것이고, 그에 관한 제도적 장치로 당연지정제 폐지가 불거질 개연성이 크다.

재정부 관계자는 "의료관광 및 의료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안이지만 국민의 거부정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도 영리병원을 도입하자는데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건강보험의 근간인 당연지정제는 폐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슈퍼에서도 감기약 살수 있을까=감기약과 해열제 등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은 재정부와 복지부의 생각이 정 반대다.

이 문제는 지난해 부처협의를 거쳐 성사 직전까지 갔었지만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8월 취임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전 장관은 당시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 이후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재정부는 '소비자 접근성'을, 복지부는 '안전성'을 각각 강조하면서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대안으로 당번 약국을 의무적으로 정해 밤중에도 영업을 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재정부는 그 정도로는 규제완화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해외환자 유치 확대는 두 부처가 공감대를 이루면서 내국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외국인 환자 비율을 제한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한국 분교 설립될까=역시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한 부분이 교육시장 개방 문제다.

재정부는 외국의 유명 교육기관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면 해외 유학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폭을 줄이고 인접 아시아국가의 유학생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구상대로라면 하버드대나 옥스포드대 한국 분교도 설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비영리법인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교육법을 바꿔야 하지만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외국학교에 대해서만 영리화를 해줄 경우에는 국내학교에 대한 '역차별'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산업·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면 교육시장 개방이 절실하지만 교육을 공식적으로 돈벌이화한다는 반대 정서를 어떻게 넘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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