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짐보리 박기영 대표…"정직과 신뢰가 최우선"

"프랜차이즈 모집공고를 내본 적이 없어요."
영유아 교육의 대표주자 '짐보리'는 한국에서 프랜차이즈라는 용어를 최초로 쓴 기업이다. '써클K'라는 편의점이 짐보리보다 몇 달 먼저 쓰긴 했지만 인수합병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현존하는 기업 중에서는 최초다.
그럼에도 한국짐보리를 운영하는 박기영 ㈜짐월드 대표이사(47)는 1992년 회사 설립 이래 프랜차이즈 모집공고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입소문을 타고 다들 알아서 찾아왔기 때문이다.
"돈에 욕심을 냈다면 30대 초반에 수백억대 자산가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의 짐보리는 없었겠죠. 일을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박 대표는 매출액보다 브랜드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세계 최고의 영유아 놀이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정직과 신뢰를 최우선 경영가치로 삼은 것. 영유아 교육에 관심이 없거나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이는 짐보리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족이 된 이에게는 철저히 짐보리 경영가치를 교육시켰다. 덕분에 63개 센터 3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데 16년이 걸렸다.
토끼걸음보다 소걸음을 선택한 효과는 고객들로부터 먼저 나타났다. 짐보리는 업계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다. 대기업 등 수없이 많은 경쟁 브랜드들이 생겨났지만 젊은 엄마들은 짐보리를 택했다.
"이 시장은 1등 외에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고학력 부모들이 놀이교육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170만명의 영유아 중에 10% 정도만이 고객 대상입니다. 브랜드 관리가 중요한 이유지요."
깐깐한 엄마들이 인정하고 신뢰하자 기업들은 알아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현대자동차, 미래에셋, 푸조, LG전자, 유한킴벌리, 고려제약, 신라호텔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기업들이 사업제휴를 신청해 왔다. 짐보리의 브랜드 파워를 인정해 준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인 최초로 세계프랜차이즈협회(IFA)로부터 '올해의 프랜차이즈 기업인'에 선정됐다. 최근에는 SBS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제작지원에 나서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맥포머스라는 짐보리 자석 놀이기구를 얼마 전부터 홈쇼핑에서 판매했는데 예상 밖으로 반응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짐보리가 개발하고 판매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준 모양입니다."
대학서 영문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1987년 교환장학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조지워싱턴 대학 MBA 과정 중에 짐보리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다. 본인 표현으로는 짐보리가 '운명처럼' 다가왔단다. 박 대표는 27개의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을 한 끝에 한국 총판권을 따냈고 1992년 서울 강남에 첫 직영점을 열었다.
이후 짐보리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사각지대였던 0~4세 영유아들에게 '놀이교육'이라는 선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의 뇌 발달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사고와 사회정서적 능력은 만 3~6세 시기에 대부분 완성된다고 한다. 이에 OECD는 내년까지 '영유아교육 질 향상'을 최우선 아젠다로 채택한 상태지만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16년 전 짐보리는 엄마들에게 충격이었습니다. 놀이교육이라는 말조차 생소한 때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죠. 그래서 다시 충격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준비 중입니다. 짐보리의 모든 경험과 노하우가 접목될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