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감원의 '판결불가'

[기자수첩]금감원의 '판결불가'

임상연 기자
2009.03.16 08:27

지난 12일 본지에 인사이트펀드 분쟁조정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각하 결정이 단독 보도된 이후 시장에선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판결 불가’란 금감원의 애매한 결정 때문이다. 이는 분쟁 당사자들은 물론 자산운용업계와 펀드 손실로 분쟁조정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투자자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금감원은 각하결정 이유로 “인사이트펀드가 중국에 과도하게 투자한 측면은 있지만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몫으로 약관위반은 아니다"며 "섣불리 결정하기보다는 각하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면서 중간만 가겠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선 자산운용업계가 '무책임한 금감원'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결정으로 자칫 자산운용업의 근간이 흔들 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몫이며, 운용사는 선관의무에 따라 최선을 다해 운용하되 투자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것이 바로 신탁이고 펀드”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통상 3개월 이내에 해결되는 펀드 분쟁심의가 이렇다 할 이유 없이 5개월이나 진행됐는데도 고작 '판결 불가'를 내린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펀드 한 투자자는 “전 세계 시장에 골고루 자산배분을 하겠다고 광고를 하고선 중국에 몰빵투자한 것은 투자자를 호도한 것”이라며 "5개월이나 걸려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을 감독당국의 대표적인 책임회피 행위”라고 비난했다.

인사이트펀드의 운용 문제를 인정할 경우 자칫 이를 허가해준 금감원에 불똥이 튈 수 있어 애매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장고 끝에 묘수없다’란 옛 속담이 있다. 어쩌면 금감원이 장고에 들어갈 때부터 악수는 예정돼있었는지 모른다. 복잡해져 만가는 자본시장에서 '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맡은 금감원이 바로 설 수 있는 길은 보다 명확하고 분명한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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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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