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부자가 되고자 한다.
부자가 되면 좋은 음식에 넓은 아파트에 최첨단 전자제품들과 우아한 가구로 장식된 인테리어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며, 또 호반의 별장에서 호수 저편으로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 여긴다.
부자가 되면 좋은 일이 어찌 그 뿐이겠는가?
그런데 당신 주변의 부자들을 관찰해보라. 그들이 정말로 행복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여겨지는가?
100 퍼센트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부자라 불리는 사람들을 보면 근심걱정이 많다. 물질적으로 분명히 풍요롭건만 왜 근심걱정이 많은 것일까?
실은 당연하다. 부자는 근심도 많고 걱정도 많다. 원래 그런 법이다. 다만 당신은 그들이 왜 그런 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부자는 관리해야 할 자산과 돈이 많은 사람이고, 그 돈과 자산은 끊임없이 그 가치가 변동하고 있어서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겠다.
가령 당신이 삼성전자를 포함해서 우량주 10 만주를 가지고 있고, 전국 여기저기에 투자해놓은 땅이 20 만평 있으며 서울 강남에 고급 아파트가 서너 채 있다고 하자. 이에 더하여 은행에 3 억 정도의 예금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런 당신이 어느 날 호텔에서 일급 주방장이 조리한 프랑스식 스테이크를 먹고 있는데 언뜻 들리는 뉴스에 증시가 오늘 오전부터 대폭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
과연 당신은 편안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겠는가?
간단한 계산만 해도 수천만원이 공중으로 날라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해도 입맛이 쓸 것이다.
내려가면 입맛이 쓰다. 반대로 오르면 반드시 좋을까?
주식이 마구 오르고 있다고 하자. 그리고 증시가 과열이라는 보도가 귀에 들어온다. 자산이 늘어나고 있으니 좋지만 지금이 팔아야 하는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
어디 오른다고 마냥 좋아하다가 나중에 팔 기회를 놓쳐서 씁쓸했던 적이 한 두 번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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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올라도 마음은 불편한 것이다. 그저 오른다는 생각에 팔고픈 마음을 꾹 누르고 참을 뿐이다. 참는다는 것 역시 불편한 감정이다. 그러니 올라도 불편하고 근심이 따른다.
그러면 자산을 대폭 정리해서 은행에 예금으로 넣어두면 편할까?
실행에 옮겼다가 나중에 부동산과 증시가 엄청나게 상승하면 그 또한 기분이 엄청 나빠진다. 상실감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왜 좀 더 참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쳐야 했단 말인가 하는 자책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부자는 이처럼 끊임없이 돈과 자산을 관리하느라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실 좋은 것은 부자 자신이 아니라, 부자의 아내 아니면 남편, 그리고 그 자녀인 것이다.
그래도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돈과 자산은 다른 것이라는 점이다. 돈과 자산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부자가 되는 출발점이다.
돈과 자산, 이 두 가지 물건은 알고 보면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기도 한다. 그런데 돈과 자산을 하나로 본다면 그야말로 돈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결과라 아니겠는가.
돈, 유식하게 말하면 通貨(통화)라 부르는 이 물건은 근본적으로 누군가의 빚이라는 것이고 자산은 돈과는 달리 누군가의 빚이 아니다. 이 점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돈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경제학 책을 들여다보면 어려운 용어만 잔뜩 나오는 바람에 그만 책을 덮고 만다. 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돈이란 그냥 누군가의 빚이라는 점만 알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가령 당신이 빚은 없고 은행에 예금이 1억원 있다고 하자. 그 1억원은 결국 누군가 그 액수만큼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제 자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하자. 자산은 누군가의 빚이 아니다.
회사채는 돈인가 자산인가?
당연히 돈이다. 왜냐하면 그 기업이 만기에 가서 원금을 갚겠다고 약속한 것이니 빚이고 그래서 돈이다. 물론 회사채를 사면 그에 따른 이자도 붙어서 온다.
그렇다면 주식은 돈인가 자산인가?
삼성전자 주식 1000 천주를 가지고 있어도 삼성전자로부터 배당이야 받겠지만 삼성전자가 당신에게 빚을 진 것은 전혀 없다, 따라서 주식은 돈이 아니라 자산이다.
빚이면 돈인 것이고, 가치가 있어도 그것이 누군가의 빚이 아닐 때 그것은 자산이 된다. 이처럼 돈과 자산은 다르다.
아울러 중요한 점은 돈과 자산은 서로를 싫어하거나 미워한다는 점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보자.
당신이 옷 한 벌을 샀다고 하자. 피같이 아끼는 돈을 버리고 자산을 택한 것이다.
쓰던 자동차를 팔았다고 하자. 애지중지하던 자동차를 버리고 돈을 택한 것이다.
이처럼 돈과 자산은 서로 역의 관계에 있다. 돈을 버리고 자산을, 자산을 버리고 돈을 취하는 이 과정을 보면 마치 돈과 자산이 서로를 미워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본처를 버리고 애첩과 살다가 나중에 애첩에게 싫증이 나서 본처로 돌아왔던 이야기, 역사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실로 흔한 스토리가 아닌가 말이다. 이를 두고 개와 원숭이의 사이, 犬猿之間(견원지간)이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이처럼 끊임없이 돈이라는 본처와 자산이라는 애첩을 놓고 누구를 택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번 글에서는 서로 미워하기도 하는 돈과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