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욱씨(33)는 B병원 소아과 과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다. 최근 영국 유모차 브랜드 '맥클라렌'(MACLAREN)이 연 주부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신씨는 350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상 격인 '맥퀸'에 뽑혀 1년간 맥클라렌의 모델로 활동한다. 신씨는 "내 아이가 쓰는 유모차를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에 대회에 나갔다"며 "모델로 활동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나들이가 부쩍 늘면서 유모차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업계의 주요 타깃은 신씨와 같은 '골드맘'이다.
골드맘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등 경제력을 지녔고 씀씀이를 줄여도 육아용품만큼은 고급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자녀에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선발대회에 지원한 주부들은 각자 준비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치장하는 등 자기표현에 적극적이었다.
육아용품 중에도 유모차가 이런 골드맘의 성향과 어울린다. 분유나 기저귀는 중요한 용품이지만 소모품이고 남에게 보일 수도 없다. 반면 유모차는 비교적 오래 쓰고 집 밖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표현이 가능하다. 유모차를 고를 때 기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를 중시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수입 브랜드의 위상이 높다. 맥클라렌이 대표적이다. 일반 제품이 40~60만 원선이다. 독일의 '아이쿠'(i'coo), 스페인의 '제인'(JANE) 등 고가 유모차는 80~90만 원에 팔린다. 네덜란드 도렐 그룹의 '퀴니'(Quinny), '맥시코시'(maxi-cosi)는 유모차뿐 아니라 아동용 카시트 브랜드로도 인기다.
비싼 유모차는 '다기능'으로 골드맘을 공략한다. 가볍지만 튼튼한 알루미늄으로 뼈대(프레임)를 짜고 피부 자극이 적다는 이유로 유기농 면을 쓴다. 좌석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핸드 브레이크가 있다. 바퀴에 흔히 '쇼바'로 불리는 스프링 충격흡수장치를 달아 아기들의 '승차감'을 높인다.
수입브랜드가 품질과 기능성을 내세워 인기를 끌자 '아가방' '디어베이비' '해피랜드' 등 국내 브랜드도 속속 경쟁에 합류했다. 품질을 높였고 가격도 올렸다. 국산 유모차는 10만~30만 원대가 주종이었으나 최근 50만 원선까지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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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맘의 소비에 힘입어 국내 유모차 시장은 올해 불황에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과 수입품의 점유율은 55대45 정도다. 수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어 올해 이 비율이 역전될 거란 전망도 있다.
아가방(4,835원 ▲115 +2.44%)앤컴퍼니 관계자는 "수입 유모차의 인기가 결과적으로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가격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골드맘 소비자들에 맞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