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파주대전' 막전 막후

롯데-신세계 '파주대전' 막전 막후

박희진 기자
2009.03.31 08:41

신세계 '속전속결' 부지 매입..롯데, '막판 반전' 노렸지만 "논쟁 종결"

경기 파주 아웃렛 부지를 놓고 벌어졌던 롯데와 신세계의 '땅 싸움'이 롯데 측의 종전 선언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롯데는 30일 국내 유통업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파주 아울렛 부지 관련 논쟁을 종결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롯데는 지난 23일 신세계와 CIT랜드측이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수긍 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 28일 CIT랜드와 협상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파주 내 여타 부지나 수원, 오산, 과천 등에서 부지를 물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외견상 '파주 대전'은 일단락됐지만 롯데 내부적으로는 후폭풍이 일고 있다.

아울렛 사업은 롯데가 신업태로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인데다 수도권 내 롯데의 첫 아울렛 부지를 경쟁사에 뺏겨 이번 사태를 받아들이는 내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격앙됐다.

롯데는 이 부지에 대해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미 프로젝트팀까지 파견해 인허가 문제는 물론 브랜드 입점 등 사업을 1년째 진행해왔다.

신세계가 CIT랜드와 부지매매를 위한 '도장'을 찍었다는 소식에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파주 땅을 원 상태대로 돌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석강 신세계백화점 사장을 방문, 자초지종을 들었고 이원우 롯데 부사장이 허인철 신세계 부사장을 찾아가 항의방문에 나설 정도였다. 롯데는 CIT랜드에 신세계보다 150억 원 이상인 최고 470억 원까지 내겠다는 제안까지 제시했으나 땅 확보에 실패했다.

CIT랜드 고위 관계자는 "롯데가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이미 신세계와 계약을 맺은 데다 사업적으로 단지 이미지나, 기업매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롯데보다 신세계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롯데 경영진들에 대한 광범위한 문책론이 내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신규사업부문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 양대 강자 롯데-신세계가 일전을 벌인 파주 통일동산 일대는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데다 헤이리예술마을, 통일전망대, 파주출판문화단지 등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아웃렛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2006년에 이미 아울렛 부지로 이곳을 낙점, CIT랜드와 매매 협상을 벌였다. 당시 신세계는 평당 120만 원을, CIT랜드 측에서는 180만 원을 각각 불러 협상이 결렬됐다.

이때부터 신세계는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부지 추가 물색에 나섰고 2007년 여주에 첫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고도 2호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파주에 2호점을 열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가 2008년 1월 롯데가 장기임대차 계약 형식으로 부지를 확보하게 되면서 신세계 실무진들은 벼랑끝에 내몰렸다. 일각에서는 미국 아울렛 업체 첼시와 손잡고 신세계가 의욕적으로 뛰어든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CIT랜드측이 신세계에 파주 땅 매입 의사를 물어왔다. 신세계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기 않기위해 속전속결로 협상을 진행했다. 더욱이 CIT랜드 측은 과거에 비해 50만 원 이상 저렴한 평당 125만 원을 제안했다. 신세계는 이를 흔쾌히 수락, 지난 20일 매매약정계약을 맺고 23일 매매대금의 10%인 32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신세계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기습계약'에 성공, 땅을 장기임대하려던 롯데의 허를 찔렀다.

신세계의 '파주대첩' 일등공신인 허인철 부사장은 "땅주인인 CIT랜드 측에서 롯데와의 기존 임대차 계약 관계가 해지돼 문제가 없다면서 매매 제안을 먼저 해왔고, 이에 신속히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며 "31일까지 매입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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