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국내 수익 분배" 매각대금 10% 요구

오비맥주의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비맥주 노조가 인베브에 매각대금의 10%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비맥주 노조는 이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주 중반부터 '옥쇄파업'(공장문을 걸어 잠그는 파업) 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9일 주류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인수 후보들이 조만간 최대주주인 인베브에게 최종입찰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비맥주 노조가 '돌발 변수'로 급부상했다. 오비맥주 노조는 인베브가 최근 수년간 미뤄왔던 생산설비 재투자와 함께 오비맥주 임직원에 대한 위로금 성격으로 매각대금의 10%를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만약 인베브가 오비맥주를 20억달러에 매각한다면 2억달러(환율 1340원 기준 2680억원)를 받겠다는 요구다. 오비맥주 노조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옥쇄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조는 또 이에 앞서 10일에는 일일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어서 인베브와의 긴장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베브는 아직까지 이같은 노조 요구에 대해 공식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노조 관계자는 "인베브는 지금까지 오비맥주에 수년간 설비 재투자를 미뤄오면서 한국에서 수익을 극대화했다"며 "오비맥주를 누가 인수하든지 앞으로 3년 이내에 설비보수 등 재투자해야 하는 금액만도 1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기 때문에 인베브의 수익달성에 협력한 노조는 재투자와 수익금 공정분배 차원에서 인베브에 매각대금 10%를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의 분위기라면 인베브가 다음주초까지 노조 요구안에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중반부터 옥쇄파업이 강행될 전망이다. 이 파업은 무기한 계속돼 오비맥주 전 제품 생산이 중단되며 이달말 이후에는 오비맥주의 시장공급이 끊길 수 있다. 시중에서 오비맥주를 마실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복수의 주류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인베브는 인수후보자들의 입찰서를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 오비맥주를 인수할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곧바로 본 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오비맥주 매각은 협상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방식으로 진행되어 인수후보자가 보다 나은 인수 조건을 제시하면 인베브와 협상을 계속할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진행되는 입찰절차를 끝으로 오비맥주의 새 주인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오비맥주 노조의 옥쇄파업이 강행된다면 매각주체인 인베브는 물론, 인수 후보자들도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매각 성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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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비맥주 입찰 참여후보로는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콜버그그라비스로버츠(KKR),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와 영국 SAB 밀러 등 일부 전략적 투자자가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베브와의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베브가 원하는 인수금액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앞서 밝힌 대로 맥주회사 신설을 실행에 옮길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