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련한 '잡주'의 추억

[기자수첩]아련한 '잡주'의 추억

김동하 기자
2009.04.14 07:09

2009년의 봄. 코스닥 증시는 봄바람 맞으며 꿈같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뒤켠에서 아련한 '잡주의 추억'을 곱씹는 이들이 있다. 코스닥 시장에 사상 최대규모의 '칼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이미 18개 기업이 퇴출됐고, 36개 기업들이 '대기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상장위원회를 통해 상폐여부가 확정될 기업만 16개사에 달하고, '실질심사'라는 도마 위에 오른 20개 기업도 거래소와 감독당국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의를 신청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래소의 '불량기업 퇴출'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거래소는 올해 처음으로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해 매출 부풀리기 논란을 빚었던 뉴켐진스템셀(옛 온누리에어)을 퇴출시켰고,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 트리니티도 실질심사를 통해 '매출 부풀리기'를 파헤칠 예정이다.

더욱이삼성수산의 경우 감사의견 '거절에서 '적정'으로 재감사보고서를 받았지만, 거래소는 '실질심사'로 직접 퇴출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키코(KIKO)손실을 입은 심텍과, 감사의견을 받은 유티엑스, 루멘디지탈만이 퇴출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깐깐해진 건 회계법인들이다.

"지난해 같았으면 어떻게라도 해보겠는데…꿈쩍을 않네요." 실제 지난해 분위기는 그랬다. 회계법인들은 일단 감사의견을 '한정'혹은 '거절'로 제시했다가 퇴출시한을 앞두고 무더기로 '적정'의견을 제시했다. 불량 기업들도 막판에 회계법인만 잘 설득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올해는 회계법인들이 먼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적정의견을 줬다가 퇴출되면, 추후 감리대상이 되거나 집단소송제 등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규모의 퇴출이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없지않다. 하지만 시장은 우려보다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코스닥 열기를 타고 코스닥시장에 흘러들어온 자금들이 잡주로 대거 흘러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대대적인 퇴출작업에 기대를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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