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반성장' 의 추억

[기자수첩]'동반성장' 의 추억

여한구 기자
2009.05.28 10:06

지금은 잊혀진 이론이지만 한때 '사회투자론'과 '동반성장론'이 풍미했던 적이 있다.

복지 예산을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기자는게 요지다. 성장과 분배라는 양날개의 균형을 잡아야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양극화 해소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는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시한 미래국가 비전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선 성장, 후 분배'라는 기존 도식을 폐기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선제적인 지출, 즉 투자를 통해 부자와 빈자가 균형 있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통치권자의 의중은 예산 편성에 반영돼 재임 5년 동안에 복지 지출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전체 노인의 70%가 지급받는 기초노령연금과 치매노인 수발을 공공영역이 맡자는 취지의 노인장기요양보험도 탄생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사회투자나 동반성장이란 용어는 이제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어도 복지 예산은 줄지 않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투자나 동반성장의 개념은 이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취약계층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지고 있다.

정부가 사회 취약계층에 한시적이나마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1조7000억짜리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도 경기가 어려울 때 더 고통받는 약자에 대한 선제적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 가운데 그나마 일자리가 덜 줄고 경제가 덜 추락한 것도 이같은 정부의 선제적 복지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게 관료들은 물론 민간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비록 사회투자, 동반성장이란 용어 자체는 사라졌지만 현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 와중에 추진한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은 이 정부에서도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돌아보면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정책 중에서 동반성장은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에 맞설 최적의 대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동반성장은 고인이 남긴 "미워하지 마라. 원망하지 마라"라는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와도 통용된다는 점에서 가슴 아릿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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